금융규제혁신회의 개최…플랫폼 보험상품 시범운영안 조만간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금융당국이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적용되는 건전성 규제를 완화해 기업대출 여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에 대한 대출 공급 여력이 10조원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외은 지점에 대한 원화 예대율 규제 개선방안 등 금융규제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예대율은 원화대출금을 원화예수금으로 나눈 비율로, 은행의 과도한 신용팽창을 억제하는 동시에 예수금 위주의 자금조달을 유도하는 규제 수단이다.
금융위는 외은지점의 의견을 수렴해 원화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은행의 규모를 원화대출금 4조원 이상으로 완화할 방침이다.
현행 원화예대율 규제는 원화대출금 2조원 이상인 은행에 원화예대율을 100% 이하로 유지하도록 규정한다. 대상에는 외은지점도 포함된다.
이번 규제 완화로 원화 대출금이 2조원 이상 4조원 미만인 영국 HSBC와 일본 MUFG 등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이 원화 예대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또한 예대율 완화로 외은 지점의 국내 기업대출 공급 여력이 12조2천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금융위는 추정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외은지점의 경우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중심으로자금을 운용하고 있어 이번 원화 예대율 규제 합리화로 기업대출 측면에서 은행권 경쟁 촉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선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 방안'과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설명의무 합리화 방안'도 논의 안건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 편익을 극대화하면서 기존 보험 모집채널과 조화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업무 범위와 취급상품을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날 논의 내용을 토대로 조만간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소비자 설명의무 합리화 방안과 관련해선 금융소비자가 금융상품 및 계약 내용을 실질적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관계기관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해 상품 설명내용, 설명방식, 사후관리 체계를 점검하기로 했다.
특히 카드, 자동차보험 등 다수 소비자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설명서 모범사례를 만들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최근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와 UBS의 크레디트스위스(CS) 인수 등의 사태는 금융시장안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줬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는 디지털전환 등에 맞춰 규제혁신을 통해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병원 금융규제혁신회의 의장도 "우리 금융산업에 혁신과 경쟁을 도입하고 금융소비자들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금융규제혁신은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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