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군, '중국 압박' 맞서 12∼13일 상륙격퇴 모의훈련

입력 2023-04-06 12:06   수정 2023-04-06 17:37

대만군, '중국 압박' 맞서 12∼13일 상륙격퇴 모의훈련
타이둥시 남부 즈번 해변서 수륙양용함대 참여한 훈련 예고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간 회동을 계기로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대만군이 다음 주 중국 인민해방군(PLA)의 상륙을 격퇴하는 모의훈련을 실시한다.
대만군은 오는 12∼13일 남부 타이둥(臺東)현 해변에서 상륙 방어 훈련을 실시한다고 자유시보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들이 6일 보도했다.


타이둥시 남부 즈번 해변에서 실시되는 대만군의 상륙 방어 훈련에는 대만 해군의 수륙양용함대인 151함대가 참여한다.
앞서 151함대는 지난 3월 8∼9일에도 대만 북부 타오위안시 주웨이항 인근 해안에서 인민해방군 상륙 격퇴 1차 모의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즈번과 주웨이는 안보 전문가 란 이스턴이 2017년 '중국의 침공 위협: 대만의 방어와 미국의 아시아 전략'이라는 책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이 상륙 작전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은 해변, 즉 '붉은 해변'으로 꼽은 14곳에 속한다.
이스턴은 이 책에서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해안 교두보로 삼을 가능성이 높은 대만 해변 14곳을 적시하면서, 이곳들을 붉은 해변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만군 소식통은 자유시보에 "군은 해안을 통해 공격하는 적을 격퇴하기 위한 전투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151함대의 이번 상륙 격퇴 모의훈련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의 회동을 계기로 군사적 압박 수위를 높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차이 총통과 매카시 하원의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에서 회동한 직후 중국은 외교·국방부 등 5개 기관발 성명·담화를 잇달아 발표하며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또 인민해방군은 연일 군용기와 함정을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으로 보내 대만을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075형 강습상륙함의 생산을 급격하게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2019년 첫 075형 강습상륙함인 하이난함을 진수한 데 이어 지난해 광시함과 안후이함을 실전 배치해 모두 3척의 075형 강습상륙함을 운영하고 있다.
075형 강습상륙함은 중국이 대만 침공을 감행할 경우 주력 함정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대만군은 즈번 해변에서 12∼13일 상륙 격퇴 모의 훈련 이외에도 이달 19∼20일, 28∼29일에도 잇따라 남부지역에서 상륙 격퇴 모의 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다.
중국의 고강도 군사적 압박에 시달리는 대만군은 전투기와 군함 업그레이드 작업과 함께 육해공군의 훈련을 강화하는 등 인민해방군의 침공 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하는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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