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한국이 정부의 금융시장 개입 탓에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DM) 지수 편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블룸버그통신 칼럼니스트인 슐리 렌은 5일(현지시간) 오피니언 란에 "한국 정부는 중국처럼 시장 간섭을 참기 힘든 것 같다"며 "한국은 여러 조치에도 여전히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2008년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에 올랐다. 그러나 외국인 요구 조건을 충분히 충족하지 못해 2014년 관찰대상국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지난해 관찰대상국 등재에 실패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지난달 외환시장 거래시간 연장 등을 담은 환시 선진화 방안 등을 내놓으며 국내 증시의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정부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IRC)를 연내에 폐지하고,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현재 오전 9시∼오후 3시 30분인 외환시장 개장 시간을 새벽 2시까지로 늘릴 계획이다. 해외 소재 외국 금융기관도 국내 외환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 정부가 이처럼 최근 몇개월간 낡은 규제를 인정하고 이미지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내놓은 선진화 방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시장 친화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렌 칼럼니스트의 주장이다.
그는 얼라인파트너스 자산운용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은행 지주 7곳에 "국내 상장 은행들은 해외 주요 은행 대비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려왔다"며 주주 환원 정책 도입 등을 촉구한 사례를 거론했다.
이후 국내 은행주 주가가 올랐고 특히 은행 지주 7곳 중 한 곳인 JB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1월 37% 이상 급등했다.
그러나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고금리로 국민 고통이 크다"며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들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하자 은행주가 주가 상승분을 반납했다는 것이다.
렌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이 은행이 공공재적 시스템이라고 말하면서 논란이 됐다"며 "대통령이 간섭할 수밖에 없다면 한국 시장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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