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노인'은 옛말…고령자 10명중 8명은 허리 꼿꼿 바른체형

입력 2023-04-06 16:00   수정 2023-04-06 17:57

'꼬부랑 노인'은 옛말…고령자 10명중 8명은 허리 꼿꼿 바른체형
19년새 키 남 2.9㎝·여 2.7㎝↑, 몸무게 남 5.1㎏·여 1.0㎏↑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요즘에는 허리가 굽은 노인이 열에 두 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수준 향상과 꾸준한 자기관리 등으로 고령 인구의 체격이 커지면서 허리가 꼿꼿한 바른 체형이 많아져서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은 6일 서울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사이즈코리아 성과 발표회'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제3차 고령자 인체치수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해 6∼12월 70∼84세 고령 한국인 1천14명의 키, 몸무게, 다리·팔 길이, 허리둘레 등 360개 항목에 대해 직접 측정이나 3차원 스캐너 등을 활용해 조사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 고령 인구의 평균 키는 첫 조사가 이뤄진 2003년과 비교해 남성 2.9㎝, 여성 2.7㎝ 커진 165.7㎝, 152.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평균 몸무게는 남성이 5.1㎏ 증가한 66.8㎏, 여성이 1.0㎏ 증가한 56.7㎏로 나타났다.
남녀 고령자 모두 체형의 변화도 확연해졌다.
상반신 길이를 의미하는 앉은키 비율(앉은키/키)은 2014년 제2차 고령자 인체치수 조사 결과와 견줘 8년 새 남성은 52.9%에서 53.8%로, 여성은 52.3%에서 54.4%로 높아졌다.



특히 허리가 굽지 않고 바로 선 이른바 바른체형의 비율이 전체 조사 대상자의 83.4%로 역대 가장 높았다.
이어 몸통 전체 축이 94도 이상인 젖힌체형은 13.8%, 87도 이하인 숙인체형이 2.8% 순이었다.
몸통 전체 축이 젖힌체형과 숙인체형의 중간인 87∼94도면서 뒤허리 등의 축이 98도 이하인 경우 바른체형으로 분류한다.
국표원은 "소득수준 향상과 꾸준한 자기관리 등으로 전래동요에 등장하는 숙인체형의 할머니·할아버지보다는 허리가 꼿꼿한 바른체형의 어르신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또 몸통의 납작한 정도를 나타내는 '편평률'이 증가해 어깨가 넓어지고 가슴과 엉덩이 두께가 줄어든 납작한 형태로 변했다고 국표원은 덧붙였다.
비만율의 경우 남성(38.3%)이 여성(42.2%)보다 낮았다.
그러나 남성은 평균 체질량지수(BMI·몸무게/키)가 꾸준히 증가(2003년 23.2→2014년 24.2→2022년 24.3)한 반면 여성의 평균 체질량지수는 직전 조사 대비 감소(24.9→25.0→24.5)한 특징을 보였다.
이번 조사 결과는 고령자에게 적합한 고령 친화 제품과 서비스 설계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광해 국표원 표준정책국장은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 상황에서 향후 어르신들의 편의를 위한 각종 제품 및 서비스 설계에 활용될 수 있는 최신 기초 데이터를 시의적절하게 확보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사이즈코리아 사업이 신산업 분야에서의 인체 데이터 활용에 대한 다양한 시대적·산업적 요구를 담아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는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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