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부 소도시,민주소속 부통령의 한국투자기업 방문에'들썩'

입력 2023-04-07 11:07  

美남부 소도시,민주소속 부통령의 한국투자기업 방문에'들썩'
해리스, 한화큐셀 공장서 일자리 창출 역설…트럼프지지자 시위도



(달튼[미국 조지아주]=연합뉴스) 이종원 통신원 = 보수 성향이 강해 '공화당 텃밭'으로 간주되는 미국 남부의 소도시가 6일(현지시간) 민주당 소속 부통령의 한국투자기업 방문으로 들썩였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수도 워싱턴DC에서 600마일(약 1천km)가량 떨어진 미국 조지아주 달튼의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 공장을 이례적으로 방문했다.
백인과 히스패닉이 인구의 90%를 차지하는 달튼은 보수색이 짙은 조지아주에서도 '극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골수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진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 하원 의원의 지역구이며,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도 공화당 주지사와 상원의원 후보에게 70% 이상의 표를 몰아준 곳이다.
민주당 소속 부통령의 사상 첫 방문에 인구 3만명의 소도시 구석구석에는 경찰특공대가 배치됐다.

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백악관 비밀경호국은 한화큐셀 공장 입구에 금속탐지기를 설치하고 폭발물 탐지견까지 동원해 모든 출입자를 대상으로 검문검색을 실시하는 등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공장을 둘러본 뒤 한화큐셀이 만드는 태양광 패널을 배경으로 연설했다.
이날 공장 내부 곳곳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내 제조업을 되살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내세우고 있는 '인베스팅 인 아메리카' 구호가 나붙어 눈길을 끌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한화큐셀 공장을 둘러보면서 직원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태양광 패널 부품을 직접 들고 공장 관계자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도 했다.
부통령의 연설 직전에는 한화큐셀의 투자로 일자리를 얻었다는 한 흑인 여성이 나서 한국 기업의 투자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소개하며 분위기를 북돋웠다.
킴벌리 리처드슨 한화큐셀 재활용 매니저는 "일자리를 잃고 병환을 앓는 어머니와 함께 살며 힘들었는데, 한화큐셀에 취직하면서 내게 기회와 미래가 생겼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어 연설대에 오른 해리스 부통령은 연방 정부가 일리노이, 메릴랜드, 메인주 등 일부 주(州)에서 추진하는 공동태양광발전 프로젝트를 위해 한화큐셀이 250만개의 태양광 패널을 생산해 납품하기로 한 사실을 '깜짝 발표'했다.
그러면서 이 사업을 통해 미국 내 14만개의 주택과 사업체에 1.2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이는 이 나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 투자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또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내 제조업 진흥과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고 역설하면서 한화큐셀의 투자 등 그간의 성과를 부각해 설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공장을 방문하는 동안 공장 앞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깃발을 들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또 이날 행사에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와 이 지역이 지역구인 그린 연방 하원의원 등 공화당 주요 정치인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지역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의 달튼 방문이 내년으로 대가온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보수 우세 지역에서 경합주로 바뀌는 조지아주에서 민주당이 일자리 창출과 청정에너지를 내세워 표심을 잡으려는 포석이라고 언론은 지적했다.


higher250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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