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방일단, 日당국 '과격파' 거점 판단 후쿠시마 진료소 방문

입력 2023-04-07 15:06   수정 2023-04-07 19:56

민주 방일단, 日당국 '과격파' 거점 판단 후쿠시마 진료소 방문
日경찰 '극좌폭력집단' 규정 '중핵파' 관련 기관



(후쿠시마=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책단'(이하 대책단) 소속 국회의원들이 6일 일본 공안당국이 '과격파'의 거점으로 판단하는 의료기관을 방문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대책단 소속 위성곤·양이원영·윤영덕·윤재갑 의원은 이날 '후쿠시마 공동진료소'를 방문해 후세 사치히코 진료소 원장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피해와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 문제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
일본 공안조사청은 2014년에 발간한 자료 '내외 정세의 회고와 전망'에서 이 진료소는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전국위원회'(이른바 '중핵파')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공안조사청은 이 단체를 과격파로 규정하면서 "반(反)원전 대처로는 같은 파(중핵파) 계열 후쿠시마 공동진료소가 후쿠시마현 내 가설주택에 거주하는 피폭자를 대상으로 건강 상담회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의한 건강 피해를 호소하는 '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재민 포섭을 도모했다"고 해당 자료에 기술했다.
실제 중핵파가 발간하는 기관지 '전진'에는 후쿠시마 공동진료소가 개최한 보고회 등 이 진료소의 활동이 자세히 소개되고 있다.
일본 경찰청은 2020년에 작성한 '극좌폭력집단의 현황 등' 자료에서 중핵파를 '극좌폭력집단'의 한 당파로 규정하면서 세력은 약 4천700명으로 "과거에는 다수의 테러 및 게릴라 활동을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은 해당 자료에서 극좌폭력집단에 대해 "대중운동으로 2011년 3월에 발생한 동일본대지진 후 동조자 확보를 꾀하기 위해 당파색을 감추고 원전의 즉시 정지 등을 호소하는 등 반원전 투쟁을 북돋우는 가운데 중핵파는 '모든 원전을 당장 없애자! 전국 회의'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공안당국은 과거 테러 활동을 일삼은 과격 좌파가 동일본대지진 당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반원전 운동으로 세력 규합을 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지 일각에선 한국 제1야당 국회의원들의 후쿠시마 공동진료소 방문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특파원을 역임한 일본 주요 언론의 한 기자는 "일본 공안당국이 중핵파의 거점으로 인정하는 곳이어서 (민주당 의원들의 방문은) 논란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에선 중핵파라고 하면 많은 사람이 게릴라 활동을 하는 과격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중핵파를 비롯한 일본의 과격 좌파는 1930년대 노선 대립을 이유로 일본 공산당에서 제명되거나 탈당한 이들을 중심으로 설립된 단체들이다.
일본 공산당은 2010년에 기관지 '적기'(赤旗) 홈페이지에 게재한 문답 자료에서 중핵파 등 과격 좌파에 대해 "반사회적인 폭력·살인자 집단으로 일본 공산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 "최근 이들의 언행을 보면 국제적 무차별 테러를 찬양하고 테러리스트와의 지지, 연대라는 주장을 부르짖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현재 중핵파는 과거처럼 테러를 일삼는 단체는 아닌 것으로 보이나, 비교적 최근까지도 시위 등 활동을 벌이다가 관계자가 구속되는 사례가 있었다.
일본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중핵파 계열 대학생 조직인 '전일본학생자치회총연합'(전학련)의 활동가 6명이 '반전 파업'이라고 주장하며 학교시설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수업을 방해해 체포됐다.
위성곤 의원은 일본 공안당국이 과격파로 규정하는 후쿠시마 공동진료소 방문과 관련한 연합뉴스의 방문 전 질문에 "현지에서 추천한 곳"이라며 "(중핵파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말했다.

공동진료소의 후세 원장은 일본 공안당국이 진료소를 중핵파 계열로 판단하는 것에 대해 "설립 당시에는 관련이 있었지만, 지금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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