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다음날 정원 거닐며 담소…환대엔 미-유럽 갈라치기 목표 투영
(베이징=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다음날 약 2천km 떨어진 지방에서 독대 형식의 2차 회동을 하는 등 극진한 대접을 했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에 따르면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7일 오후 베이징에서 약 1천900km 떨어진 중국 남부 광둥성 광저우의 쑹위안(松園)에서 비공식 회동을 했다.
호수와 초목이 어우러진 풍광 좋은 정원에 미리 도착해 기다리던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을 반갑게 맞이했고, 두 정상은 악수를 나눴다.이어 시 주석은 통역만 대동한 채 회동 장소 곳곳을 다니며 마크롱 대통령과 대화를 했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을 베이징 이외 지역에서 만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시 주석은 앞서 2018년 중국-인도 간 국경 갈등 직후 후베이성 우한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이틀간 비공식 회담을 했다. 또 같은 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톈진에서 열리는 아이스하키 친선 경기 관람을 위해 베이징에서 현지까지 동반 고속철 여행을 했다.
개인적 친분이 두텁거나, 외교 목표를 위해 특별한 정성을 들여야할 때 예외적으로 외국 정상의 지방행에 동행한 것이다.
올해들어 중국은 미국과의 관계가 계속 삐걱대는 가운데, 서방의 대중국 견제 흐름을 바꾸기 위해 대유럽 관계 개선에 큰 공을 들여왔다. 시 주석으로선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취해온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의 재작년말 퇴장 이후 그를 대체할 새 유럽 대표 파트너로 마크롱을 '찍은 듯' 이번 국빈 방문에 지극정성을 쏟는 모양새다.
마크롱의 국빈 방중 마지막 날인 이날 두 정상의 회동 장소로 광둥성이 선택된 데는 광둥성이 중국의 대표적인 수출기지이자 '개혁·개방 1번지'라는 점이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광둥성은 작년 중국의 대프랑스 교역에서 약 5분의 1을 차지했다.
또 시 주석의 선친인 시중쉰 전 부총리가 광둥성에서 성장, 당서기를 역임했기에 시 주석 입장에서는 특별한 애착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광저우에서 쑨원대 학생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으며, 큰 환영을 받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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