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즉위 후 첫 불참…코로나 땐 콜로세움 대신 성베드로 광장서 거행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최근 호흡기 감염으로 인해 입원 치료를 받았다가 퇴원한 프란치스코 교황(86)이 추운 날씨로 인해 부활절 이틀 전 야외 예식인 '십자가의 길'에 불참한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바티칸 대변인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테오 브루니 바티칸 대변인은 부활절 이틀 전을 지칭하는 '성금요일'인 7일(현지시간) 로마 콜로세움 앞 광장에서 열리는 십자가의 길 예식에 교황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추운 날씨에 열리는 야외 행사라는 점을 고려했다고 브루니 대변인은 덧붙였다.
십자가의 길 예식은 예수가 사형 선고를 받고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에 이르기까지 일어난 14가지의 중요한 사건을 토대로 예수의 수난과 죽음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예식이다.
교황이 이 예식을 직접 주재하지 않는 건 2013년 즉위 이후 이번이 처음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로마 기온은 최근 며칠간 평년보다 낮아졌으며 이날 저녁에는 섭씨 10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십자가의 길 예식은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이던 2020∼2021년에는 전통적 예식 거행 장소인 콜로세움 앞 광장 대신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렸고, 이때에도 교황은 직접 예식을 거행했다.
교황은 이날 진행되는 또 다른 일정인 주님 수난 예식은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직접 주재한다.
교황은 지난달 29일 호흡 곤란을 호소한 뒤 이탈리아 로마의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호흡기 감염 진단을 받았다.
당시 수요 일반 알현까지 무사히 마쳤던 교황은 차량에 올라탈 때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했고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찡그리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교황의 건강에 큰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입원 중 건강이 호전된 교황은 이달 1일 퇴원해 이튿날 열린 종려주일(부활절 직전 일요일) 미사를 거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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