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극진한 국빈 대접…에어버스 등 동행 기업들 계약 성과
중, 우크라이나 관련 모호한 답변…EU와 단일대오 흔들린 듯한 모습 보여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중 시진핑 국가주석으로부터 극진한 접대를 받고 한 대학에서는 아이돌급 인기를 누렸다.
프랑스는 이번 마크롱 대통령 방중 기간에 에어버스 등 동행 기업들이 여러 건의 계약을 체결하는 등 경제적 실익도 챙겼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선 성과가 뚜렷하지 않았으며, EU와의 단일대오가 흔들리는 듯한 이미지를 남겼다.
7일(현지시간) 마크롱 대통령이 강연을 위해 광저우 쑨원대에 나타나자 학생들은 아이돌을 만난 듯 열광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들은 마크롱 대통령의 이름을 외치고 악수하려고 잡아끌었으며 휴대전화를 꺼내 들어 사진을 찍었다.
프랑스 국내에서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상향에 반대하는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지는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중국 정부도 국빈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했다.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회담하고선 다시 광둥성 광저우에서 만나 비공식 회동을 하고 차를 마셨다.
광저우는 시 주석의 아버지가 지냈던 곳이라는 개인적 의미가 있는 동시에 중국 수출주도형 경제의 핵심지로서 메시지도 있다.
반면 마크롱 대통령과 동행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온도 차가 크게 나는 대우를 받았다.
지난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 중국을 압박하는 연설을 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공항에서부터 일반 승객 출구에서 나왔고 시 주석과 호화 만찬 등 주요 행사에서 배제됐다.
관영 매체들이 마크롱 대통령에만 집중하는 가운데 소셜 미디어에선 폰데어라이엔을 미국의 꼭두각시로 묘사하는 내용이 돌았다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폴리티코는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단합을 과시하려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동행했지만 의도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베이징에 같이 있기만 하면 '좋은 경찰'(굿 캅),'나쁜 경찰'(배드 캅) 역할을 나눠 맡아 서로 다른 얘길 하더라도 EU 통합이라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서 마크롱 대통령이 얻어낸 것은 시 주석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하겠다는 답변뿐이다. 그나마도 시기는 명시되지 않았다.
최근 독일·스페인 총리 등이 베이징에서 시 주석을 만났지만 누구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관한 그의 진의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실비 카우프만 르몽드 편집이사가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지적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에 기업인 50여명과 동행했고 에어버스 항공기 160대·헬리콥터 50대 판매를 포함해 핵발전소, 담수화 플랜트, 화장품, 금융상품, 돼지고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국내에 비등한 불만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컨설팅업체 로디엄의 노아 바킨 애널리스트는 그러나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많이 얻지 못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정 국가를 산업망 등에서 배제하는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함정이라고 비판하고, 대규모 기업 사절단을 데려가고, 전략적 자율성 지지를 재확인하는 등 일련의 선물을 안겼지만 별로 돌려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