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군이 8일부터 사흘간 실시하는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훈련에 대해 내부 선전용이라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9일 자유시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INDSR) 쑤쯔윈 연구원은 이번 중국의 군사훈련이 작년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했을 당시 중국군의 군사훈련과 다르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쑤 연구원은 중국이 지난 8일 갑작스럽게 군사훈련을 발표한 이유가 앞서 발표한 푸젠성 해사국의 5천t(톤)급 대형 해양순시선의 대만 해협 북부·중부 해역내 합동 순항·순찰 작전에 대해 강도가 약하다는 청년 지지층 등 내부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 8월 실시된 중국군의 군사훈련과 달리 이번에는 항모 산둥함 등 군사력을 정치적으로 과시하는 '전투 대비 경계 순찰'과 대만 북부 신주현에서 126㎞ 떨어진 중국 핑탄현 앞 대만해협에서 진행된 실탄 사격 훈련인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으로 병력과 화력을 분리했다고 풀이했다.
쑤 연구원은 중국 측의 이같은 매우 정교한 조절이 대만해협에 대한 주권 과시와 함께 국제적으로 민감한 반응으로 인한 중국 경제의 회복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만의 전략학자 천원자는 중국의 이번 군사훈련 강도가 지난해 8월에는 못 미치지만, 중국이 지속적인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는 군사훈련을 통해 대만해협을 '내해화'하려는 의도를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 군사전문가 왕윈페이(王雲飛) 중국정책과학연구회 고급연구원은 이번 중국의 군사훈련이 선전포고의 의미가 낮다면서 전쟁의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전쟁의 주도권을 장악한 중국이 대만독립에 대한 원점타격을 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8∼10일 대만해협과 대만 본섬 북부, 남부, 대만 본섬 동쪽 해·공역에서 대만을 둘러싸는 형태로 실시된 전투 대비 경계 순찰과 날카로운 검 연합훈련이 중국군의 첫 번째 전 지역 연합군사훈련으로 실제 전쟁 봉쇄에 거의 근접했다고 강조했다.
중국군의 군사훈련이 8일부터 시작함에 따라 대만군은 각급 부대 지휘관의 영내 대기 발령을 했다. 추궈정 대만 국방부장(장관)과 천바오위 참모총장(육군 상장)은 전쟁 발발시 3군 지휘부가 있는 북부 타이베이 다즈의 헝산(衡山) 지휘소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만의 중국 담당 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전날 중국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의 미국을 경유한 중미 순방을 구실로 실시하는 군사훈련에 대해 엄정한 규탄과 항의를 표명했다.
이어 대륙위는 양안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는 것이 객관적인 현상이고 사실이라면서 중국의 그 어떠한 강압에도 이같은 사실을 바꿀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정세를 오판해 대만해협과 지역의 긴장 정세를 높여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를 파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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