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지혈제인 트라넥삼산(TXA: tranexamic acid) 근육 주사제가 산후 출혈(PPH: postpartum haemorrhage)에도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혈액 응고를 돕는 TXA는 원래는 수술과 외상 출혈에 사용되는 정맥 주사제이지만 산후 출혈에도 눈을 돌리게 되면서 간단하고 빠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근육 주사제도 개발됐다.
출산 후 지나친 출혈이 발생하는 산후 출혈은 세계적으로 산모 사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매년 약 7만 명의 산모가 산후 출혈로 사망하고 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소득수준이 낮거나 중간 정도인 나라에서 발생하고 있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 대학원(LSHTM: London School of Hygiene & Tropical Medicine) 세계보건 임상시험(Global Health Clinical Trials) 담당 할레마 샤쿠르-스틸 교수 연구팀이 진행한 2상 임상시험에서 TXA 근육 주사제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가 8일 보도했다.
2상 임상시험은 파키스탄의 2개 병원과 잠비아의 1개 병원에서 산후 출혈 위험 요인 하나 이상을 지닌 18세 이상 출산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시험에는 근육 주사용과 경구용 TXA가 모두 사용됐다.
결과는 근육 주사용과 경구용 TXA가 모두 내약성(tolerability)이 양호하고 산모나 신생아에 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TXA 근육 주사제는 투여 10분 이내에 산모의 혈액이 치료 농도(therapeutic concentration)에 도달해 4시간 이상 효과가 지속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경구용 TXA는 치료 농도에 도달하는 데 1시간이 걸렸다. 따라서 응급 치료에는 사용이 어렵다.
이러한 결과라면 3상 임상시험을 진행할만한 충분한 근거가 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TXA 근육 주사제는 정맥 주사제 못지않게 산후 출혈에 효과가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충분하다고 연구팀은 평가했다.
오는 8월 시작되는 대규모 3상 임상시험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산후 출혈 관련 지침도 바뀌게 되기를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 산부인과학 저널(British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s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