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의 거대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중동 본사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정부의 압박으로 화웨이가 중동본부 이전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화웨이는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내년 초부터 자국 내에 중동지역 본부가 없는 외국 기업들과의 사업을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석유 이외의 다른 산업 분야 발전을 촉진하려는 사우디 정부로선 화웨이 중동본부를 리야드에 유치함으로써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을 꾀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문제는 미국의 전통 우방으로 여겨온 사우디가 최근 석유 감산 문제 등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와의 갈등과 대립을 불사하는 가운데 중국과는 '밀월 행보'를 하는 상황이 화웨이로선 부담스럽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우디 방문으로 양국이 500억 달러(약 65조9천억원) 규모의 협정에 서명하는 등 경제협력 범위를 넓혀가는 상황에서 화웨이가 사우디의 요구에 응할 가능성이 크지만, 이를 통해 미국의 미움을 더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은 2020년 9월 자국 기업은 물론 미국 장비를 사용해 부품을 생산한 외국업체들도 미 정부 승인 없이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어 근래 퀄컴, 인텔 등 미 반도체 기업의 화웨이에 대한 기술 수출 허가증을 취소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TV, 컴퓨터 등 다양한 전자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비롯해, D램과 통신용 모뎀칩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부품을 미국·대만 기업에 의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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