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미국 은행권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악재도 호재로 해석하던 미 증시 분위기와 투자자들의 관점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미 CNN 방송이 9일(현지시간) 평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40년 만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해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올린 가운데 지난해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 금융권에서는 경제지표 둔화로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서기를 희망해왔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등에 따른 금융 불안 속에 열린 지난달 22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상단을 5.0%까지 끌어올린 데 대한 시장 분위기는 과거와 달랐다는 게 CNN 설명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는 관측 속에 연준이 올해 어느 시기에 금리 인상을 멈출 계획임을 시사했지만, 투자자들은 연준의 다음 행보를 맞추려 하기보다는 경제 건전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제지표 둔화는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을 덜어준다는 측면에서 일정 부분 '호재'로 받아들여졌는데, 이제는 있는 그대로 미국 경제 약화로 보고 있으며 침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CNN은 해석했다.
미국 인플레이션의 주요인으로 임금이 꼽혀온 가운데 미국의 3월 비농업 일자리가 시장 전망치(약 23만8천 개)에 못 미치는 23만6천 개 증가로 나오는 등 지난주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고용 지표가 연이어 발표된 바 있다.
이후 투자자들은 최근 상승 폭이 컸던 고성장주와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을 매도하고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등 방어적 주식들로 옮겨탔다는 게 CNN 설명이다.
한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최근 "노동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빡빡한 상태"라고 봤고,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도 "노동시장이 1년 전 시작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누적 효과를 견디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다음 달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보는 견해(68.3%)가 동결 견해(31.7%)의 2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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