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이탈리아 최대 발행 부수의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가 10일(현지시간) 러시아에 구금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31) 기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공개편지를 발표했다.
이 매체는 알렉세이 파라모노프 신임 주이탈리아 러시아 대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우리는 WSJ 기자 게르시코비치가 러시아에서 체포 및 기소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당혹감을 표명하기 위해 귀하에게 편지를 보낸다"고 전제했다.
이어 "우리는 이탈리아 언론인을 대표해, 그리고 이탈리아 여론의 광범위한 정서를 대변한다고 믿으며 이 결정에 단호한 비난을 표명한다"며 "게르시코비치의 즉각적인 석방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우리의 목소리를 더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적의 게르시코비치 기자는 WSJ 모스크바 지국에서 특파원으로 근무 중이던 지난달 30일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뒤 지난 7일 기소됐다.
냉전 이후 미국인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게르시코비치가 미국 당국 지시로 러시아 군수 산업 단지 기업의 활동에 대한 기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코리에레 델라 세라'는 "외국 특파원들은 혁명 이전부터 러시아에서 일하며 보도 의무를 다함으로써 유럽과 세계에서 러시아가 수행해온 중심적인 역할을 알리는 데 기여해왔다"며 "러시아 당국이 게르시코비치를 석방하지 않는다면 이 필수적인 대화의 채널은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이 사건이 표현과 사상의 자유 원칙에 따라 합리적이고 신속하게 해결되길 희망한다"며 "우리는 이 서한에 우리의 소망을 담았으며, 긍정적인 답변을 믿는다"는 말로 편지를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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