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여성의 대외 활동을 심각하게 제한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집권 세력 탈레반이 이번에는 일부 지역에서 여성의 야외 식당 출입금지 조치까지 도입했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서부 헤라트주의 탈레반 당국은 최근 여성과 가족 손님의 가든 레스토랑 출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헤라트주의 권선징악부 관리인 바즈 모함마드 나지르는 "종교학자와 일반 국민이 계속해서 이의를 제기해 제한 조치를 도입했고 관련 식당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공원이나 녹지가 있는 식당으로 남녀가 섞여 만날 수 있는 곳에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당국이 이번 결정을 내린 데에는 해당 식당들에서 여성들이 제대로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헤라트주 권선징악부의 또 다른 간부인 아지주라흐만 알 무하지르는 "공원처럼 보이는 곳임에도 식당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남녀가 함께 자리했다"며 "신의 도움으로 이제 이를 바로잡게 됐다"고 말했다.
아프간에서는 2021년 8월 탈레반의 재집권 이후 여성 탄압 강도가 거세지고 있다.
여성들은 현재 공원이나 놀이공원, 체육관, 공중목욕탕 출입이 금지된 상태다. 이들에게는 얼굴까지 모두 가리는 의상 착용이 의무화됐고, 남자 친척 없이 홀로 여행도 할 수 없다.
특히 중·고등학교 여학생에 대한 교육이 허가되지 않은 가운데 지난해 12월에는 이슬람 복장 규정 위반을 이유로 대학 여성 교육까지 금지됐다.
이어 탈레반은 유엔(UN)과 비정부기구(NGO)에서의 여성 활동까지 제한한 상태다.
최근에는 이슬람 금식 성월인 라마단 시기에 음악을 틀었다는 이유로 여성 대상 라디오 방송국이 폐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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