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당·중국, 내년 총통선거 정권교체에 '의기투합'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국민당이 내년 1월 총통선거를 앞두고 마잉주 전 대만 총통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 가능성을 밝혀 관심을 끈다.
11일 중국시보 등 대만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대만 마잉주 기금회의 샤오쉬천 사무총장은 대만이 필요하다면 마 전 총통과 시 주석 간 만남을 고려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와 관련해 마 전 총통과 의견을 나누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샤오쉬천은 마잉주 총통 집권 시절에 총통부 부비서장을 지낸 국민당 인사다.
그의 발언은 12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7일 귀국한 마 전 총통이 국민당의 선거 승리를 위해 재차 방중해 시 주석을 만날 수 있다는 의미로 요약된다.
마 전 총통은 방중 기간에 쑹타오 공산당 중앙 대만판공실 주임 겸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임 등을 만났으나, 그 윗선의 왕후닝 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과 시 주석 등을 만나지는 않았다.
사실 내년 총통선거에서 친중 세력인 국민당 후보의 당선을 갈망하는 중국은 정권 교체를 위해 마 전 총통을 '활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무엇보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미국을 경유한 중미 과테말라·벨리즈를 방문하는 기간에 맞춰 중국 당국이 마 전 총통을 방중 초청해 환대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마 전 총통이 집권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는 최상의 화해무드였다.
중국은 앞서 지난 2월에는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의 방중 기간에 왕후닝 상무위원·쑹타오 주임이 그를 만나는 등 국민당을 사실상 대만의 대화 파트너로 공식화하고 환대했다.
중국 당국은 이런 이벤트를 통해 중국과 대만의 일체감을 조성하면서 '친중반미' 구도를 확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대만에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을 각자 편의대로 하자는 1992년의 공통 인식인 '92공식'을 수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국민당은 수용한다는 입장이나 집권 민진당은 거부하고 있다.
대만 민진당은 내년 1월 총통 선거에 중국이 반드시 개입할 것으로 보고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민진당은 거듭된 중국군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 등 무력시위를 부각하면서 미국과의 외교·안보·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반중친미' 구도 형성에 주력하는 형국이다.
민진당에선 라이칭더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이 총통 후보로 유력시된다. 이에 맞서 궈타이밍 대만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그룹) 창립자 겸 전 회장도 국민당 후보 경선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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