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성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형사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정 출석 직후 진행한 첫 연설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눈길을 끈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이와 관련한 추측성 보도 행태에 공개적으로 일침을 가했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멜라니아 여사 측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성명을 내고 "최근 몇 주간 뉴스 매체들이 사적, 전문적, 정치적 사안들에 대한 전 영부인의 입장과 관련한 추측들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사들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글쓴이의 주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독자께서는 전 영부인과 관련한 이야기가 정확한지 판단할 때, 특히 멜라니아 여사를 정보원으로 인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신중하고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구체적으로 어떤 보도에 문제가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다만,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최근 수건의 관련 기사가 잇따랐다면서 멜라니아 여사의 성명은 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예컨대 피플 매거진은 10일자 기사에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멜라니아 여사가 남편의 2024년 미 대선 선거운동에 관여하지 않은 채 아들 배런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같은 날 연예매체 페이지식스는 역시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멜라니아 여사가 2024년 대선 선거운동에 참여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주말 "난 당신이 정말로 필요하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간청을 받아들인 결과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지난 한달여간 침묵을 지키던 멜라니아 여사가 이달 9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형사기소 결정 이후 처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보이고 트위터에 부활절 축하 글을 올리는 등 행보를 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페이지식스가 인용한 소식통은 대중 노출을 꺼리며 정치에 거리를 둬 온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개된 장소에서 함께 식사한 것은 "내 남편 편에 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는 이달 4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일 밤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 돌아가 수백명의 지지자를 상대로 수사 당국과 재판부를 비난하는 연설을 진행했을 때 모습을 보이지 않아 관심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 막내딸 티파니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들은 물론 참석하지 않은 자녀들도 일일이 호명했으나 멜라니아 여사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다.
뉴욕 맨해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6년 미 대선 직전 혼외정사 스캔들을 덮기 위해 상대여성 등 3명에 돈을 주고 이와 관련한 회계장부를 조작했다며 34개 혐의를 적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성추문 의혹 당사자인 전직 포르노배우 스토미 대니얼스(본명 스테퍼니 클리퍼드)와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 캐런 맥두걸은 2006년 전후 트럼프 전 대통령과 성관계를 가졌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이 주장하는 성관계 시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멜라니아 여사와 결혼한 지 약 1년 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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