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의 크렘린궁 직격?…유출 문건에 드러난 '4대 변수'

입력 2023-04-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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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의 크렘린궁 직격?…유출 문건에 드러난 '4대 변수'
미 정보당국, 푸틴·젤렌스키 사망 등 '와일드카드' 제시



(서울=연합뉴스) 전명훈 기자 = 미국 정보당국이 '우크라이나군의 크렘린궁 직접 타격', '러시아군 지휘부 제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 등의 상황을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대 변수로 지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정보국(DIA)이 이런 4가지 상황을 이른바 '와일드카드'로 꼽았다는 사실이 최근 유출된 미 정보당국 기밀 문건을 통해 파악됐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와일드카드는 예기치 못한 중대변수를 일컫는 말이다.
NYT는 우크라이나군이 크렘린궁을 직접 타격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DIA 측의 예상 시나리오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크렘린궁이 직접 공격받으면 양국의 갈등 수위가 급격히 치솟게 된다. 푸틴 대통령은 강력한 보복을 주장하는 국내 여론에 힘입어 전면 동원령을 내리거나 전략핵무기 카드를 만지작거릴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반대로 러시아 내부에서 공포감이 확산하면서 푸틴이 반전 여론에 떠밀려 협상장에 앉게 될 여지도 없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워낙 파급력이 큰 탓에 바이든 정부는 우크라이나의 모스크바 직접 타격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런 공격이 러시아를 크게 자극할 위험성 때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거리 무기 지원을 꺼려왔다.
'크렘린궁 직접타격' 시나리오 외의 다른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하거나, 의외로 협상을 통한 종전에 이를 수 있다고 미 정보당국은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미 정보당국은 '와일드카드' 상황이 벌어져도 전쟁의 판도에 영향이 없을 가능성을 짚기도 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 문건은 어떤 시나리오가 가장 현실 가능성이 높은지 등에 대해서는 분석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1주년인 2월 24일 작성된 것으로 적혀 있었다고 한다.
상단에는 정보 공개 대상을 특정 고위 당국자에 한정한다는 기호 'RELIDO'가 표기돼 있었다. 별도로 'ONE YEAR'(1년)이라는 표기가 있는 것으로 미뤄 볼 때 침공 1주년을 계기로 이러한 분석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NYT는 전했다.
큰 사건이 벌어졌을 때 파급력과 여파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은 각국 정보당국의 통상적 업무로 꼽힌다. 군 수뇌부나 정부·의회에 이런 분석을 제공함으로써, 정책 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다.
이번에 유출된 보고서도 통상적인 정보당국 업무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평가했다.
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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