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홍콩미디어전문가협회' 설문…대부분 "홍콩 돌아갈 계획 없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2020년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이민 간 홍콩 언론인의 80% 이상이 홍콩을 떠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한 설문 결과가 나왔다.
이들 언론인의 대부분은 또한 홍콩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2일 홍콩프리프레스(HKFP)에 따르면 '해외 홍콩 미디어 전문가 협회'(AOHKMP)는 지난 10일 펴낸 '홍콩 언론인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에 관한 보고'에서 해외로 떠난 홍콩 언론인 90명에 대한 설문 결과를 공개했다.
AOHKMP는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와 2020년 6월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후 일어난 이민 붐 속에서 홍콩을 떠난 언론인 90명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올해 2월 20일까지 해외 정착 상황에 관한 설문을 진행했다.
AOHKMP는 홍콩 공영방송 RTHK에서 10년 넘게 영어 시사대담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다 2021년 "홍콩을 휩쓰는 백색테러를 피하기 위해" 영국으로 떠난 사실을 사후에 공개한 스티브 바인스 등 홍콩 언론계에서 활약하다 해외로 떠난 이들이 설립했다.
설문에 따르면 90명의 유효 응답자 중 72명은 여러 어려움에도 홍콩으로 돌아갈 계획이 없다고 밝혔으며, 81명은 이민을 간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일부 응답자는 홍콩에서의 경험이 야기한 건강 문제와 '번 아웃'(심신 소진) 탓에 홍콩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해외로 이주한 이들 언론인 중 3분의 1만이 여전히 언론계에 몸을 담고자 노력하고 있고 3분의 2는 유튜버, 바리스타, 자동차 정비공, 플로리스트 등 다른 직종으로 전환했다.
많은 이들이 언어의 장벽을 현지 언론계 종사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
다만 영국 BBC나 미국의소리(VOA),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은 중국어를 할 수 있고 홍콩과 홍콩 디아스포라 커뮤니티에 대해 잘 아는 홍콩 출신 언론인을 고용하고 있어 여전히 이들에게 기회는 있다고 AOHKMP는 전했다.
홍콩에서는 국가보안법 시행 후 빈과일보를 시작으로 입장신문, 시티즌뉴스, 팩트와이어 등 민주 진영 언론이 잇따라 폐간했다. 이에 서방에서는 홍콩의 언론의 자유가 추락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홍콩외신기자클럽(HKFCC)마저 국가보안법 위반 우려 속 26년 역사의 인권언론상(HRPA) 주관을 포기한 가운데,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지난해 6월 발표한 '2022 세계 언론자유 지수'에서 홍콩은 전 세계 180개 국가 중 가장 가파른 순위 하락(68계단)을 보이며 148위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홍콩기자협회(HKJA)는 지난달 27일 성명에서 사복 경찰로 의심되는 자들이 일부 법조 기자를 미행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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