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 전 대표 "바이든은 영국 미워해"…미국은 부인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아일랜드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영국 본토를 건너뛰고 아일랜드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영국 총리와 회동은 차 한 잔으로 끝내는 일정으로 '안티 영국설'까지 나왔다.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의 전 대표 알린 포스터는 11일(현지시간) 밤 영국 우파 방송인 GB뉴스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영국을 미워한다고 주장했다.
포스터 전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은 그저 아일랜드 민족주의와 공화주의 지지자로 보이기 때문에 그의 방문이 민주연합당(DUP)에 아무런 압박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새미 윌슨 DUP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이 "안티 영국"이라며 "그는 EU를 지지하고 대관식 참석은 거부했다"고 말했다.
DUP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 본토와 사이에 무역장벽이 생긴 데 반발해 연정을 거부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의회 구성이 안되고 정치 불안이 심화하면 벨파스트 평화협정으로 만들어낸 아일랜드섬의 평화와 안정이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은 DUP에는 의회로 돌아가라는 압박으로 여겨지고 있다.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유럽담당 선임 국장 어맨다 슬로트는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안티 영국'이 아니다"라며 "아일랜드 혈통 때문에 편향된 일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부터 북아일랜드 평화 프로세스에 적극 관여하고, 양쪽 정치 지형의 대표들과 모두 관계를 맺었다"며 "이런 이력은 그가 '안티 영국'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미·영 양자관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영국 홀대 지적은 진작부터 나왔다. 이번 3박 4일 순방 중 런던은 아예 들르지 않을 뿐 아니라 영국 자치지역인 북아일랜드에는 17시간 머물고 나머지 시간은 아일랜드에서 보내기 때문이다.
수낵 총리와는 전날 공항에서 잠시 만난 뒤 이날 얼스터대 연설 전 벨파스트의 숙소 호텔에서 차 한 잔을 같이 한 일정이 끝이다.
영국 정부는 긍정적인 영·미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전날 총리실 대변인은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미국·영국·호주의 안보동맹인 '오커스'(AUKUS) 정상 회동이 있었고 바이든 대통령이 찰스 3세 국왕의 국빈 방문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북미 외 첫 해외 방문지가 영국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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