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 연정 복원 촉구…브렉시트 새 협약 윈저 프레임워크 지지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북아일랜드 정치권에 평화와 경제적 기회는 함께 온다면서 화합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벨파스트(성금요일) 평화협정 25주년을 맞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얼스터대학에서 현지 정치 지도자 등 약 400명을 상대로 연설하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영국 자치 지역인 북아일랜드의 정치인들에게 연정 복원을 촉구하면서, 이렇게 되면 투자와 경제 번영이 뒤따를 것이라고 희망을 제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아니라 여러분이 판단할 사항이지만, 북아일랜드 의회와 정부가 빨리 복원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친구로서, 벨파스트 평화협정으로 확립된 민주적 제도가 북아일랜드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 너무 주제넘게 보이지 않길 바란다"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북아일랜드는 전례 없는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준비가 돼 있고, 미국 주요 기업 수십 곳이 투자하러 오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 체결 후 북아일랜드 국내총생산(GDP)이 두 배가 됐다고 말했다.
또 영국과 유럽연합(EU)이 체결한 새 브렉시트 협정인 '윈저 프레임워크'에 관해 브렉시트의 현실적 문제들을 풀었으며, 어렵게 얻어낸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북아일랜드에선 1년 넘게 의회와 정부가 구성되지 않고 있다.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브렉시트 후 영국 본토와의 사이에 무역장벽이 생기는 데 반발하며 연정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벨파스트 평화협정에 따르면 북아일랜드 의석수 1위와 2위 정당은 연정을 해야 한다.
영국과 EU가 일부 문제점을 수정해서 윈저 프레임워크를 도출했지만, DUP은 만족할 수 없다며 버티고 있다.
정치 교착상태가 지속되면서 사회 불안도 심해지고 자칫하면 벨파스트 평화협정으로 이룬 안정과 평화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 전에 숙소 호텔에서 리시 수낵 영국 총리와 약 45분간 차담을 나눴고, 얼스터대에서는 북아일랜드 5개 정당 대표와 차례로 만났다.
이날 DUP 제프리 도널드슨 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으로 DUP의 입장이 바뀌거나 북아일랜드 정치 역학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북아일랜드 정치에 간섭하러 온 것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밝혔으며, 연설은 예전보다 더 균형 잡힌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시간이 채 안 되는 북아일랜드 방문을 마치고 에어포스원으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이동했다.
한편, 수낵 총리는 이날 차담 후 방송 인터뷰에서 양국 관계는 아주 좋다고 강조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북아일랜드의 경제적 기회와 투자 가능성 등에 관해 얘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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