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대통령 "내 아들이라도 죄 있으면 처벌"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40명의 중남미 출신 이주자가 사망한 멕시코 이민청(INM) 시설 방화 사건과 관련, 멕시코 검찰이 프란시스코 가르두뇨 이민청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하며 "우리는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 보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가르두뇨 이민청장의 구체적인 혐의까지는 적시되지 않았지만,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에 대한 수사가 될 것으로 엘우니베르살과 레포르마 등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검찰은 가르두뇨 청장에 대해 참사 현장인 치와와주 시우다드후아레스 이민자 수용 센터 관리의 총책임자로서 관리 의무를 다했는지와 화재 대응 프로토콜을 적절히 제공했는지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INM이 시설 경비를 위해 민간보안업체와 계약하는 과정에 공공입찰 의무를 지키지 않은 사실도 드러남에 따라 이에 대한 책임도 묻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자 간 직접 계약으로 관련 예산이 2배가량 더 지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전날 멕시코 검찰은 설명자료를 내고 "이민청 고위 관리가 시설 안전을 감시하고, 보호하고, 보장하는 데 실패한 정황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변호사 출신인 멕시코 이민청장은 로페스 오브라도르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로페스 오브라도르가 멕시코시티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2000∼2005년) 시 교통부 장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나는 그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고 소개하며 그의 거취에 관해 결정할 정보가 "아직 부족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만약 내 아들이라도 범죄를 저질렀다면 고통 속에 그에 대한 형사처벌을 요청할 것"이라며 "(이민청장 역시)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면책 없이 기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또 엘살바도르 정부에서 '이번 사건을 국가 범죄로 규정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그 문제에 대해 논쟁하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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