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보다 더한 독립 성향 피력…中 대응에 촉각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대만 집권당인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총통선거 후보로 확정된 라이칭더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이 "대만은 이미 주권국가"라고 강조했다.
13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전날 민진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후보 확정 직후 "내년 1월 총통 선거는 전쟁과 평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민주주의와 독재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주권 국가인 대만에 통일과 독립의 문제는 없으며 민주주의가 관건이라면서, 이 때문에 "대만 독립 선언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대만인 다수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공식'에 반대한다는 이전 여론조사를 거론한 뒤 대만에 가장 중요한 건 지속적인 성장이라고 역설했다.
92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 인식을 일컫는 것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한다는 것이 골자다. 야당인 국민당은 이를 수용하는 입장이나 민진당은 거부하고 있다.
라이 부총통은 대만으로선 민주주의 자유가 보장된 현 상태를 수호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고, 그걸 위해 국민의 힘을 모아 민주공동체를 건설해 국내외 다양한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어떤 군사적 위협을 하더라도 평화적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며, 평등과 존엄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대화와 교류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 부총통의 이 같은 발언은 차이잉원 대만 총통보다 더 강한 독립 성향을 내비친 입장 표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렇지만 중국은 대만이 중국 내 특별행정구라면서 독립을 불허한다는 입장이어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2016년 집권한 차이 총통의 독립 성향을 문제 삼아 지금까지 공식적인 교류를 삼가왔다.
이 때문에 중국은 친중 성향의 국민당이 총통선거에서 이길 수 있도록 노골적인 지원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이미 지난 2월 샤리옌 국민당 부주석을 중국에 초청해 왕후닝 상무위원과 쑹타오 공산당 대만판공실 주임을 만나도록 하는 등 국민당을 대만의 공식적인 파트너로 공식화했다.
이어 차이 총통이 최근 미국을 경유한 중미 과테말라·벨리즈를 방문하는 기간에 맞춰 중국 당국이 마잉주 전 총통을 방중 초청해 환대하고, 중국과 대만 간 '일체감'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당은 총통 선거 후보군을 사실상 허우유이 신베이 시장과 애플의 최대 협력업체인 폭스콘의 궈타이밍 창업자로 압축하고 최종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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