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하게 지시해야 똑똑해지는 챗GPT…"구체적으로·차근차근"

입력 2023-04-14 06:30  

똑똑하게 지시해야 똑똑해지는 챗GPT…"구체적으로·차근차근"
미사여구 최소화하고 질문보다 지시문으로…매직 워드는 '스텝 바이 스텝'
AI 전문가 "인턴·신입에 지시하거나 타 부서 동료와 일할 때처럼"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개인이 업무를 비롯한 일상에서 활용하는 경우가 늘면서 원하는 답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쏠린다.
14일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공개한 프롬프트(명령어) 작성 요령과, 다양한 프롬프트를 입력하며 실험을 거친 국내 AI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챗GPT로부터 신속하게 정확한 답변을 받기 위한 몇 가지 핵심 원칙이 있다. 무턱대고 궁금한 것을 묻거나 요청 사항을 나열하는 것보다 훨씬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우선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원하는 결과물 형태의 예시를 함께 입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오픈AI는 퀵스타트(초보자 안내) 프롬프트 작성 요령에서 밝혔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발주를 실수로 너무 많이 한 데 대한 경위서를 써 줘"라고 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어제 100개만 발주해야 할 물티슈를 실수로 1천개 주문했는데, 부장님께 제출할 경위서를 써 줘. 아래는 내가 예전에 썼던 경위서인데 비슷한 문체와 분량으로 써 줘"라고 입력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카카오 AI 관계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김민경 대리는 "미사여구를 최소화해 쉽고 간결한 표현을 사용하고, '열린' 질문(∼가 미래에도 지속될 수 있을까?)보다는 '∼가 미래에도 지속될지 보고서를 써 줘' 등의 '닫힌' 지시문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특히 프롬프트에는 '똑똑한' 답을 얻기 위한 '마법의 표현'이 있다고 한다. 바로 'step-by-step'(차근차근, 단계적으로)이다.
오픈AI가 지난달 공개한 GPT-4 기술 문서에 사용된 프롬프트 예시에는 'Think about it step-by-step'(차근차근 생각해 봐), 'Write a detailed, step-by-step technical workflow for how to do this'(이걸 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단계적인 기술적 워크플로를 적어 줘) 등의 문장이 다수 등장한다.
'차근차근'이 중요한 이유는 GPT 모델이 CoT(Chain-of-Thought·생각의 연결고리)를 통해 추론해내는 방법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AI 자연어 인지검색 솔루션 기업 올거나이즈의 신기빈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는 "기술적으로는 복잡하지만, 간단히 줄여 말하자면 대규모 데이터의 병렬처리를 뜻하는 '트랜스포머'의 특성상 모델이 모두 연결돼 있지만 한 단계씩 계단을 오르듯 순차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추론 능력을 극대화하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챗GPT에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생각하지 마"라고 명령하면 아무리 간단한 문제여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신 CAIO는 "지난달 23일에는 '다시 한번 생각해봐'와 같이 자기반성 기법을 사용했을 때 GPT-4 성능이 개선됐다는 논문이 나오기도 했다"면서 "학계에서도 프롬프트 연구가 이어지고 있어 더 좋은 방법이 곧 또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챗GPT를 업무에 활용한다는 올거나이즈의 송혜원 마케터는 특히 일반 사무직 직장인들이 챗GPT를 유용하게 쓰기 위한 몇 가지 전략도 있다고 덧붙였다.
송 마케터는 "'표 형태로 답해줘'라고 하면 잘 정리된 표를 받을 수 있고, 엑셀에 쓸 수 있는 형태로 변환도 가능하다"면서 "챗GPT가 내놓는 결과물이 어디 쓰일지 적어주는 것도 좋다. 업무용 이메일인지, 링크트인·트위터 등에 올릴 글인지, 유튜브 스크립트인지 쓰임새에 따라 맞춤식 결과물이 나온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번에 명령어를 입력하기보다는 결과물이 나온 뒤 내용을 점점 세분화하고, '하지 말라'는 부정 표현보다는 강한 표현을 사용해 명령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업무적 격식을 차린 표현은 하지 마'보다는 '격식을 갖춰 쓰라'고 할 때 결과가 더 나았다는 것이다.


신 CAIO는 "프롬프트를 고민하는 기준은 인턴이나 신입사원에게 일을 지시할 때 혹은 타 부서 동료들과 새 프로젝트팀을 구성해 일할 때와 비슷하다"면서 "하려는 일의 맥락을 제시하고, 함께 만들 결과물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할수록 협업 결과가 좋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차원의 프롬프트 전략과 기업 솔루션 차원의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으며, 올거나이즈는 별도로 AI 조직을 두고 기업 생산성 혁신을 위한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AI 엔지니어링과 프롬프트 노하우를 업무용 AI 솔루션 '알리GPT'로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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