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미국에서 허위 총기위협 신고가 급증, 사법 당국이 애를 먹고 있는 가운데 시카고를 포함한 일리노이주 경찰에 하루 22차례 학교를 상대로 한 총기위협 신고가 접수됐다고 시카고 언론들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리노이 주경찰(ISP)은 전날 하루동안 주내 21개 카운티 22개 학교가 총기난사 협박 전화 또는 총기난사범(active shooter) 출현 신고를 받았다며 "지역 경찰이 각 현장에 출동했으나 실제 위협은 없었고 모두가 소위 '스와팅'(Swatting)으로 불리는 허위 신고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총격 신고가 접수된 학교 가운데는 시카고 도심 서부에 소재한 명문 '휘트니 영 마그넷 고등학교'도 포함돼있다.
이 학교의 리키 해리스 교장은 이날 11학년(한국 고2) 학년들의 대입수학능력평가시험(SAT)이 예정돼 있었다며 "누군가가 911 구급대에 전화를 걸어 '교내에 총기난사범이 있다'는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교장은 학부모 대상 공지문을 통해 "시카고 경찰이 즉각 출동했으며 곧 '장난전화'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학교 안전에 대한 위협이 발생한 사실이 없으며 모든 학생과 교직원은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AT 시험은 예정대로 치러졌다"며 "놀란 학생들에게는 상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카고 외에 시카고 교외도시 오로라·오크론·록포드와 일리노이 주도 스프링필드, 일리노이대학 소재지 샴페인 등의 학교에도 허위 총기 신고가 잇따랐다.
또 13일 오전에는 텍사스주 플레이노의 콜린 칼리지와 포트워스 소재 텍사스 웨슬리안 대학에서 총기난사범 출현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대응에 나섰으나 모두 허위로 드러났다.
앞서 이달 초에는 하버드대학과 코넬대학에서 대학경찰이 허위 신고를 받고 학생들에게 총을 겨누거나 새벽에 학생 기숙사를 수색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고 코넬대학 신문 코넬데일리선은 전했다.
ISP는 "현재 미국 전역에서 '스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으나 모든 신고 전화는 신중하게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누군가 재미삼아 하는 허위 신고가 누군가에게는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긴급 상황에 필요한 인력과 자원을 낭비하게 한다"며 "허위 신고 용의자는 체포 또는 구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