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1조3천억 이상 공장 건설 계획 20개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 등으로 리쇼어링(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촉진 등 미국 내 공장 건설이 급격히 늘어났지만, 공장부지 확보 어려움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보조금을 받기 위해 기업들이 앞다퉈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나섰지만, 이를 짓기 위한 이른바 '메가사이트'(대형 부지)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메가사이트란 교통, 저비용 에너지(가능하다면 재생 에너지), 인근의 숙련된 노동력 공급이 갖춰진 면적 1천에이커(405만㎡) 정도의 매우 넓은 부지를 말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컨설팅 회사 '글로벌 로케이션 스트래티지'가 미국에서 메가사이트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작년에만 미국에서 10억달러(1조3천억원) 이상이 투자되고 최소 1천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공장 건설 프로젝트가 20개가 발표됐다.
이는 전년의 15개, 2020년 8개와 비교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이며 특히 최근 급증세 이전의 약 10년 동안에는 연평균 5개 정도에 불과했다.
문제는 미국에 토지가 넘쳐나지만, 메가사이트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어 신속하게 수십억달러 규모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부지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오프로드 자동차 브랜드인 스카우트 모터스는 작년 여름 20억달러(2조6천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기 위해 미국 내 74개 부지를 조사했다.
그러나 철도 연결에 6년이 걸리거나 친환경 전기 자동차에는 필수적인 청정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없거나 인근에서 숙련된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부지를 탈락시켜야 했다.
결국 처음 계획인 면적 2천에이커(809만㎡) 대신 1천600에이커(647만㎡)의 사우스캐롤라이나 부지에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은 텍사스 포트워스 외곽의 부지에 50억달러(6조5천억원)를 들여 공장을 짓는 것을 고려했다.
그러나 이 부지는 교통 인프라를 갖추는 데 시간이 걸릴 전망이어서 결국 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조지아주로 장소를 옮겼다.
인텔은 오하이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지으려 하는데, 이 공장 부지는 열차가 지나갈 때 발생하는 진동을 피해야 하므로 철도와 가까이 있을 수 없다.
태양광 패널에 사용되는 실리콘 웨이퍼를 제조하는 큐빅PV는 지난해 IRA가 통과된 직후 100~130에이커(40만∼52만㎡) 면적의 공장 부지 수백곳을 물색했지만 계속 장애물에 부딪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도·전기 등을 설치하는 데만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새 공장은 전력 수요가 필요하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경우 대규모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미국이 화석연료 발전 대신 친환경 발전소 건설에 집중하면서 이 또한 어려움에 직면해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글로벌 로케이션 스트래티지의 디디 콜드웰 대표는 "공장 건설은 수천 메가와트의 전력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미국은 수많은 석탄 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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