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 사이버 전송시스템 관리 직군…계급 낮아도 직무 특성상 접근권
"미 국방부 공동정보통신망 통해 정보 빼냈을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 정부 기밀문서 유출 피의자인 미 공군 주 방위군 소속 잭 테세이라(21)는 비밀 정보를 관리하는 부대에서 기술 담당으로 일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 CNN 방송과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테세이라가 매사추세츠주(州) 방위군 102 정보단에서 각종 기밀 정보가 저장된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일을 맡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102 정보단은 전 세계에서 각종 정보를 수집한 뒤 군 고위 간부들을 위해 이를 패키징하는 부대다. 이른바 '연중무휴 작전 임무'를 수행한다.
테세이라는 직접 정보를 패키징하지는 않았으나 말단 IT 담당자로서 수집된 기밀 정보가 저장된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업무를 맡았다.
'사이버 전송 시스템'(Cyber Transport System) 직군으로 시스템 업그레이드, 케이블 설치, 네트워크 허브 및 암호화 장비 수리 등을 담당했다는 설명이다.
테세이라도 이 직군에 속했기에 경력이 짧은 낮은 계급의 사병인데도 1급 비밀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NYT는 미 공군 웹페이지를 보면 이 직군은 배경조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이들이 미 국방부 보안 인트라넷 시스템 '공동세계정보통신시스템'(JWICS) 등 1급 비밀이 탑재된 통신망에 대한 접근권을 부여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출된 정보 상당 부분은 JWICS 컴퓨터 터미널에 접속권이 있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정보인 것으로 보인다고 NYT는 지적했다. JWICS 터미널을 통해 접속자는 각종 정보기관과 개별 군부대 포털에 방문할 수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나 국방정보국(DIA)의 자체 비밀 정보 포털에는 보통 지역·주제별로 분류된 전 세계 사안들에 짧은 표식이 달려 있는데 테세이라가 유포한 것으로 의심되는 문건 일부에도 이런 표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문건들을 출력하는 일은 프린터에 연결된 JWICS 터미널에서 '인쇄'만 누르면 될 만큼 쉽다고 NYT는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테세이라가 앞서 엄격한 신원 조회를 거쳤을 것이라고 밝혔다.
JWICS 등에 저장된 1급 비밀 및 민감한 정보(TS/SCI)에 언제든 접근할 수 있는 만큼 기밀 유지 계약서에 서명하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쳤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 외에도 실수로 정보를 잘못 처리하거나 작업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상황,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자진 신고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고 한다.
이날 공개된 법원 진술서에 따르면 테세이라는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21년 최고 기밀 정보 취급 허가를 받았다. 1년 뒤인 2022년 12월부터 온라인에 기밀 정보를 공유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1월부터는 문서 사진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테세이라는 자신이 방장으로 있는 소규모 디스코드 서버에서 이같은 사진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FBI가 면담한 한 익명의 디스코드 사용자는 테세이라가 사무실에서 기밀 정보를 타이핑하는 것이 걱정돼 문서를 집으로 가져가 촬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테세이라는 6일 NYT 보도로 정보 유출 사실이 알려지자 사무실 컴퓨터 기밀 시스템에서 '유출'(leak)이라는 단어를 검색하기도 FBI는 전했다.
진술서는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따라서 테세이라가 정부 문건을 포함해 기밀 국방 정보를 전송한 개인의 신원에 대한 미 정보기관의 평가와 관련해 기밀 보고를 검색했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적시했다.
테세이라는 앞서 디스코드 계정을 설정할 당시 자신의 실명과 실제 집 주소를 사용하기도 했다고 진술서는 전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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