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남성이 던진 은색 쇠파이프 폭발"…24세 용의자 현장서 체포, 부상자는 없어
기시다, 보궐선거 지원 유세 예정대로 "힘 합하자"…막판 판세 변수 되나
아베 피격 이어 9개월 만에 총리 테러 시도에 日 열도 '충격'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일본에서 현직 총리를 겨냥한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했다.
NHK와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5일 오전 11시 30분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일본 와카야마(和歌山)현에서 현장 시찰을 마치고 연설을 시작하기 직전에 큰 폭발음이 났다.
기시다 총리는 현장에서 긴급 대피해 다치지 않았다.
폭발물 투척 사건은 기시다 총리가 이날 오전 와카야마현 와카야마시 사이카자키 어항(漁港)에서 생선 시식 행사 후 보궐선거 지원 연설에 나서려는 순간에 발생했다.
현장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한 남성이 은색 짧은 쇠파이프처럼 보이는 물건을 던진 후 하얀 연기와 함께 폭발음이 났고, 현장에선 큰 소동이 벌어졌다.
해당 남성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던져 '위력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는 일본 효고(兵庫)현에 거주하는 기무라 유지(24)다. 용의자는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 관계자는 NHK에 "20∼30㎝ 정도 길이의 쇠파이프 같은 것이 날아와 기시다 총리로부터 1m밖에 떨어지지 않는 곳에 떨어졌다"며 "무엇이 폭발한 것인지 몰랐지만, 만약 그것이 바로 폭발했다면 어떤 피해가 발생했을지 모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NHK 방송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물체를 던진 후 주변 사람들에 의해 제압됐고, 폭발음은 그 이후에 들렸다.
현지 소방 당국에 따르면 연설회장에는 수백명의 청중이 있었지만, 부상자 관련 정보는 없는 상황이다.
경호원들은 기시다 총리를 감싼 채 현장에서 대피시켰다.
기시다 총리는 일단 와카야마현 경찰본부에 대기하다가 오후 들어 와카야마시 소재 JR와카야마역 앞에서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기시다 총리는 약 20분 동안 진행한 가두연설에서 사이카자키 어항 폭발물 투척 사건에 대해 "심려와 민폐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요한 선거를 실시하고 있다"며 "모두 힘을 합해서 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나라의 주역인 여러분의 마음을 선거에서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와카야마현 지원 유세가 끝난 뒤 지바(千葉)현으로 이동해 보궐선거 지원 유세를 이어갔다.
일본에선 지난 9일 전반부 통일지방선거에 이어 오는 23일 후반부 통일지방선거와 5개 선거구의 참·중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각지에서 선거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작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참의원 선거 유세 중 총격으로 사망한 데 이어 이번에도 선거운동 기간 유세 현장에서 현직 총리를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폭발물 투척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 열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자민당의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은 기시다 총리 연설회장에서 폭발물이 투척된 것에 대해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 기간에 이런 폭거가 발생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이즈미 겐타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사람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며 와카야마현 연설회장 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같은 당의 아즈미 준 국회대책위원장도 "기시다 총리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선거 중 가두연설 중인 정치인을 폭력으로 공격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고 어떤 이유에서도 허용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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