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폭동 진압용 전자총을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전했다.
지난해 '백지 시위'에 이어 올해 '백발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당국이 국민에 보내는 경고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중국중앙TV(CCTV)는 군사 기술 프로그램에서 동전 모양의 탄환을 발사하는 폭동 진압용 신형 전자총 'CS/LW21'을 공개했다.
방송은 이 총이 인명 살상 위험을 최소화하고 민간인들에 심각한 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폭동을 진압하거나 군중을 해산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또 전통적인 화약 발사 방식 대신 전자기력을 활용해 목표물의 거리나 특성에 따라 화력을 조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방송에서는 취급과 사용이 용이하게 만들어진 단순한 모양의 이 총이 나무를 관통하고 유리병을 산산조각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소음이 적고 섬광이나 연기가 없어 군중 밀집 지역에서 사용하기에 좋다고 설명했다.
이 총의 개발자는 방송에서 "내장형 리튬-이온 배터리로 구동되기에 완전히 충전되면 수백발을 계속해서 발사할 수 있다. 온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아 충전 시간도 매우 짧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분당 수천발을 발사할 수 있어 전통 총(분당 700∼800발 발사)을 훨씬 능가한다고 소개했다.
또한 탄환이 동전 모양이라 인체를 관통하지 않고 궤적이 덜 집중돼 다중 지점 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탄환이 저렴해 가성비가 좋은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앞선 보도에 따르면 중국 공안부는 해당 프로그램이 방송된 날 홈페이지를 통해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정이라는 풀뿌리 근간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풀뿌리 치안 강화에 관한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더 많은 경찰이 일선 경찰서와 도시 주거단지, 농촌 마을에 배치돼 현장 관리에 나선다.
풀뿌리 단계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당국이 일선에 더 많은 경찰을 배치해 통제를 강화하고자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국에서는 지난해 11월 말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비롯해 곳곳에서 '제로 코로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이 당국의 삼엄한 감시와 검열을 피하기 위해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흰 종이를 들고나와 무언의 항의를 하면서 해당 시위는 '백지 시위'라 불렸다.
이어 지난 2월에는 후베이성 우한과 랴오닝성 다롄 등지에서 은퇴한 고령자들의 의료보조금 삭감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들이 주로 시위에 나서 '백발 시위'라 불렸다.
그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허난성의 소규모 마을은행들에 돈을 맡겼다가 찾을 수 없게 된 예금주 수천 명이 모여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모두 엄격한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매우 이례적인 집단행동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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