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에 외국인 대거 떠나며 학생수 줄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홍콩에서 3년간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헥시트'(HONGKONG+EXIT)가 벌어진 가운데 최대 국제학교 그룹이 2년 연속 외국인 학생 등록 미달 사태를 겪었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최대 규모 국제학교 그룹인 ESF와 다른 국제학교 3곳이 2년 연속 외국인 학생 등록 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
ESF는 홍콩에서 유치원부터 중고등학교까지 22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홍콩에는 ESF를 포함해 54곳의 국제학교가 있다.
홍콩 교육부가 입법회(의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특수학교 1곳을 제외한 53개 국제학교의 총정원은 4만6천253명이나 2022-2023학년도 등록 학생 수는 총 4만626명에 그쳤다.
이들 국제학교에서 외국인 학생은 약 66%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홍콩 학생들이다.
ESF는 외국인 학생 등록 비율이 70% 이상이어야 하나 2021-2022학년도 67%, 2022-2023학년도 65%로 2년 연속 해당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홍콩 교육부는 외국인 학생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학교 운영 허가 갱신을 거부하거나 학교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다양한 국제학교와 총영사관, 상공회의소들이 팬데믹 기간 학교가 직면한 어려움들에 대해 호소했다면서 "전염병이 진정된 후 (다시 돌아올) 외국인 학생들에 충분한 학교 입학 공간을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제 금융 허브' 홍콩은 코로나19 이전 외국인 거주자가 많아 국제학교 입학 경쟁률이 매우 높았다.
중국 본토 학생들도 입학 경쟁에 가세하면서 홍콩 국제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몇 년 동안 대기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런 상황에서 홍콩 교육부는 2009년 국제학교의 외국인 학생 등록 비율을 전체 학생의 50%에서 평균 70%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2년 넘게 국경이 닫히자 금융권을 중심으로 외국인이 대거 떠났고 그 과정에서 국제학교의 경쟁률도 떨어졌다.
그 기간 중국 본토 학생들의 홍콩 통학도 막히면서 국제학교뿐만 아니라 홍콩 현지 학교도 학생 수가 상당히 줄었다.
여기에 홍콩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현지인들 사이에 이민 붐이 일면서 전반적으로 홍콩의 학생 수가 감소했다.
홍콩의 인구는 2019년 75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내리 감소세를 걸어 지난해 말 기준 733만여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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