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살인 패러디 사이트에 '군사경험' 이력서 내며 고용 문의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 정부 기밀유출 파문을 일으킨 당사자가 주(州)방위군 소속 일병으로 밝혀진 가운데 이번엔 또다른 주방위군 20대 병사가 청부살인을 시도하려다 적발되는 일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청부살인과 관련한 일자리를 구하려 시도한 테네시주(州) 공군 주방위군 소속의 조시아 에르네스토 가르시아(21)를 지난 14일 기소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가르시아는 지난 2월 한 청부살인 패러디 인터넷 사이트에 고용 문의를 했다. 그는 "나는 군사 경험과 소총에 대한 전문지식이 있다"며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이 사이트는 당초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을 광고하기 위해 2005년에 설립됐으며, 이후 실패를 거듭한 뒤 10년간 청부살인 관련 패러디 사이트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법무부는 "그때부터 청부살인 서비스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고 했다.
이 사이트에는 이른바 가짜 청부살인 '후기'들도 올라와 있다.
가르시아는 고용 문의를 하면서 자신이 2021년 7월 이후 공군 주방위군에서 일하는 전문 저격수임을 나타내는 관련 서류와 이력서를 제출했다. 군사 경험과 사격술로부터 얻었다며 자신의 별칭이 '저승사자'라고 이력서에 기재했다.
사이트로부터 회신이 없자 그는 이메일을 재차 보내 "이 일을 원하는 이유는 보수가 좋고, 목표물을 맞히고 죽이는 나의 군사 경험과 관련돼 있고, 그래서 곧 태어날 아이를 돌볼 수 있다"며 "지금 내가 하는 일과 비슷한 일을 맡겨달라"고 했다.
해당 사이트 운영자는 즉각 당국에 신고했고, 연방수사국(FBI) 지시에 따라 "곧 연락드리겠다. 시기는 고객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는 답신을 보냈다.
이후 지난 5일 사이트 관계자로 위장한 FBI 비밀 요원이 전화하자 가르시아는 "언제 일을 시작할 수 있느냐. 보수는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FBI 요원은 고객이 요청할 경우 신체 일부를 증거로 가져오거나 고문하는 게 가능한지를 묻자 가르시아는 "가능하다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곧바로 두 사람은 직접 만났고, FBI 요원은 의뢰자를 학대하고 있다는 가상의 남편 이름과 몸무게, 나이, 키, 주소 등에 대한 정보가 담긴 자료를 가르시아에게 넘기면서 보수가 5천 달러(약 660만 원)라고 설명했다.
가르시아는 이 조건에 동의하면서 시신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를 물었다.
FBI 요원은 즉시 가르시아를 체포하고 그의 집에서 반자동 소총을 압수했다.
가르시아는 체포 직후 집세를 감당할 수 없어 돈이 필요했다고 말했고, 지난 7일 다른 직종에 고용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청부살인 일을 재고하려 했다면서 체포 당일 바뀐 생각을 전하러 나왔다고 주장했다.
당국은 가르시아가 유죄판결 시 최대 10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18일 법정에 출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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