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의 베이비 시터 파견 회사 지분 제대로 밝혔나…보육 지원 정책으로 수혜 가능성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리시 수낵 총리가 부인의 재산과 관련해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으로 의회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영국 하원 윤리위원회는 13일(현지시간) 수낵 총리가 이해관계를 규정에 맞춰 보고했는지에 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BBC 등이 17일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수낵 총리의 부인인 아크샤타 무르티 여사가 가진 '코루 키즈'라는 베이비시터 파견 회사 지분에 관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지난달 보육 지원 정책을 내놓으면서 베이비시터 인센티브 지급 시범사업을 발표했는데, 그와 관련된 6개 대상 업체에 '코루 키즈'가 들어갔다.
수낵 총리는 지난달 28일 보육 정책과 관련한 의회 질의응답에서 한 야당 의원이 이해관계가 있는지 물었을 때 모든 내용을 통상적인 방식으로 보고했다고 답했다.
이어 이달 초 그는 "각료로서 이해관계를 내각부에 제대로 신고했다"고 서면으로 밝혔다.
각료들은 이해상충 가능성이 있는 재정 관련 사항을 제출해야 하는데, 이는 거의 1년간 업데이트가 안 됐다. 수낵 총리는 다음 달에 최신판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윤리위는 수낵 총리가 의원 윤리규정을 준수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의회 규정에선 이해상충이 있는지 늘 따져봐야 한다고 돼 있다.
총리실 대변인은 "조사를 기꺼이 돕겠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취임한 후 도덕성을 내세우며 보리스 존슨 전 총리와 차별화를 꾀했던 수낵 총리로선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수낵 총리 부부는 지난해 더 타임스 평가에서 자산이 7억3천만파운드(약 1조2천억원)로 영국 내 222위에 달했다.
무르티 여사는 아웃소싱 대기업 인포시스를 창업한 '억만장자' 인도인인 나라야나 무르티의 딸로, 수낵 총리 부부 자산의 대부분은 부인이 보유한 인포시스 지분이다.
수낵 총리는 재무부 장관 시절 인도 국적인 부인이 송금주의 과세제를 이용해 인포시스 배당 등 해외 소득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은 점이 드러나는 바람에 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송금주의 과세제는 영국 장기체류 외국인들이 매년 일정 금액을 낼 경우 해외 소득을 영국으로 송금하기 전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 제도다.
만약 수낵 총리가 부인 재산과 관련해서 윤리 규정을 어긴 것으로 결론 나면 윤리위원회는 사과와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하거나 징계 혹은 퇴출 권한이 있는 위원회로 넘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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