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달러 결점 보완 수준…달러 지위 약화 미국이 자초"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최근 중국과의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늘리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것에 대해 중국 학자가 '달러 패권'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18일 보도했다.
상하이 동아시아연구소 바오청커 부소장은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위안화 굴기는 (달러에 대한) 도전이 아니라 달러의 결점을 보완하는 것이며, 달러 패권에 대한 일부 국가의 불만이 반영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위안화가 달러를 대체하는 명확한 형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도 "중국과의 교역에서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를 선택하는 국가들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런 배경에는 미국이 자본의 우위를 이용, 자신들에게 유리한 경제 구도를 만드는 데 대한 다른 나라들의 불만이 있다"고 부연했다.
또 "중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달러의 안정을 원한다. 그래야 세계 각국 간 금융과 무역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며"그러나 현재의 달러는 미국의 패권, 특히 무역 제재의 수단으로 사용돼 (달러 패권에 대한) 다른 나라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러시아 등의 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제재에도 이들 국가의 무역 수요가 여전하고, 미국이 대러시아 제재에 달러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면서 달러 패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달러 지위의 약화는 미국이 자초한 것이며, 위안화가 달러에 도전할 만큼 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바오 부소장은 "중국은 여전히 미국보다 경제 규모가 작고, 개발도상국의 위치에 있으며 금융제도도 미흡하다"며 "위안화가 지나치게 빨리 글로벌 화폐가 되는 것은 중국의 발전에도 이롭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위안화는 달러를 대체하기보다 개별 국가 간 거래에서 달러 결제의 결점이나 미국의 금융 제재에 따른 구멍을 메우는 역할을 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10∼20년 동안 위안화 체제가 건전하게 발전하고 중국 금융시장이 국제적인 신뢰를 얻어야 위안화가 비로소 달러, 유로화와 더불어 다원화 화폐 체제를 구축하게 되고, 세계가 달러에만 의존하지 않는 뉴노멀(New Normal·새로운 기준)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브라질은 지난달 양국 간 달러 대신 자국 통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중국을 방문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상회담에서 '미국 1강' 체제에 맞서는 다자주의 강화를 약속했다.
앞서 시 주석은 작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중국-걸프 아랍국가 협력위원회 정상회의에서 석유 및 가스 수입을 늘리겠다며 위안화 결제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에는 중국이 자국의 주요 석유 수입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무역 대금 결제용으로 위안화를 대출한 바 있다.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주도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당한 후 교역 및 금융 결제 수단으로 위안화 사용을 크게 늘렸다.
이런 흐름에 대해 중국 관영 매체들은 '위안화의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제재 대상 국가들이 달러 대체 통화를 찾고 있다"며 "러시아 등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재는 달러의 글로벌 주도적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사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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