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장관,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현안 다룰 듯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자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군사적 동맹을 강화하고 있는 필리핀을 이번 주 방문한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친강이 오는 21일부터 사흘간 필리핀을 처음으로 방문한다고 전날 밝혔다.
지난해 12월 외교부장에 임명된 친강은 이번 방문에서 엔리케 마날로 외교장관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에서 양국의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필리핀 외교부는 성명에서 "양국 장관은 공동 관심사인 지역 내 안보 이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남중국해는 중국과 필리핀,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베트남, 대만 등 주변 국가들이 영유권을 놓고 갈등을 빚는 곳이다.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는 중국의 주장을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입장을 고수해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올해 2월 6일에도 남중국해의 세컨드 토마스 암초 지역에서 음식과 군용 물자 보급 작업을 지원하던 필리핀 선박을 향해 중국 함정이 레이저를 투사해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한 세컨드 토마스 암초 지역에는 일부 필리핀군 병력과 군함이 배치돼 있다.
이와 함께 양국 장관은 올해 1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해 시진핑 주석과 논의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에 대해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필리핀은 지난해 6월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과 필리핀은 1951년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동맹을 맺었다.
지난 2014년에는 인도주의적 목적이나 해상안보를 위해 미군 항공기와 군함을 필리핀 내 기지 5곳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미군은 팔라완의 안토니오 바우티스타, 팜팡가주의 바사, 세부의 베니토 에부엔, 민다나오섬의 룸비아 등 공군 기지 4곳과 누에바 에시아주의 포트 막사이사이 등 5곳에 대한 사용권을 확보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2월 2일에는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필리핀에서 칼리토 갈베즈 국방장관과 만나 중국의 위협을 견제하기 위해 군 기지 4곳을 추가로 사용하기로 합의했다.
미군이 추가로 사용하게 된 군 기지는 대만과 인접한 북부 카가얀주의 카밀로 오시아스 해군 기지와 랄로 공항을 비롯해 이사벨라주의 육군 기지 등 3곳이 포함됐다.
카가얀주의 산타 아나에 위치한 해군 기지의 경우 대만에서 400㎞ 떨어져 있다.
나머지 한 곳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며 군 기지를 구축한 남중국해의 스프래틀리(중국명 난사·베트남명 쯔엉사·필리핀명 칼라얀)군도에 인접한 팔라완 부근의 발라박섬이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역 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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