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탄도미사일 위협 고조와 미국의 '신형 요격미사일' 대응

입력 2023-04-20 15:50  

北탄도미사일 위협 고조와 미국의 '신형 요격미사일' 대응
"北 ICBM 하나만 더 가져도 美 요격미사일 부족" 의미 부각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지난 18일(현지시간) 열린 미 하원 군사위원회 젼략군 소위원회의 미사일방어 예산 청문회에서는 고도화되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위협과 관련해 의미있는 발언이 나왔다.
우선 존 힐 국방부 우주 및 미사일방어 담당 부차관보가 언급한 '북한이 핵으로 공격하면 핵으로 보복할 수 있다'는 발언이 주목받았다.
이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작년 10월 공개한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 내용에 바탕을 두고 있다. MDR은 중국과 러시아의 핵·ICBM(대륙간 탄도 미사일) 위협에는 전략적 억제수단으로 대응한다고 기술하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미사일방어를 "핵 및 비핵 수단을 통한 직접적인 비용 부과(cost imposition)"로 보완한다고 규정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또 다른 발언이 관심을 끌었다. 바로 힐 부차관보에게 질문을 한 민주당 세스 몰턴 의원이 "현재 우리는 44개의 요격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니 (북한 ICBM) 11대 곱하기 4"라며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을 단 한대만 더 가지면 요격미사일이 부족해진다"고 지적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2월8일 인민군 창건(건군절) 75돌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화성-17형' ICBM을 최소 11기 이상 내놓은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
미국 본토를 적의 미사일 공격에서 방어하기 위해 운영하는 '지상 기반 대기권밖 방어체계'(GMD)의 교리상 ICBM 1대당 4∼5개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하게 돼 있는 점을 연계한 것이다.
그러니까 북한이 화성-17형과 같은 위력의 ICBM을 더 확보할 경우 미국의 본토 방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2월 열병식에 등장한 화성-17형 이동식 발사대(TEL) 번호는 321·361 등이 식별됐다. 연속해서 번호를 붙였다면 화성-17형 TEL만 41대 이상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공개한 ICBM과 발사대보다 더 많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화성-17형에 '다탄두 개별목표설정진입체'(MIRV (Multiple independently targetable re-entry vehicle)를 4개 이상 탑재할 경우에도 미국의 ICBM 본토 방어체계는 허점이 생길 수있다.
미국은 현재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에 지상 기반 요격 미사일(GBI) 44기를 배치해놓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도 본격적으로 신형 미사일요격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북한과 중국·러시아 등으로부터의 새로운 미사일 위협에 맞서 GBI를 대체할 차세대 요격 미사일(NGI)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미사일방어청 등에 따르면 미국은 NGI의 배치를 당초 계획한 2030년보다 2년 당긴 2028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문제는 미국이 신형 미사일 요격체계가 구축될 때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투명하다는데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6차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것"을 독려했다. 또 최근에는 신형 고체연료 지상발사 ICBM을 선보였다.
북한의 ICBM 위협에 미국 본토가 위협받을 경우 이는 미국의 한국에 대한 확정억제 강화 움직임에도 직접 영향을 줄 중대사안이다.
이처럼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미국의 대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안보대응도 북핵·미사일 위협을 평가하는 작업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lw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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