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대만 거리두기' 발언 논란 이후 첫 통화…서방 균열 우려 진화
(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달 초 중국을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오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대(對)중국 관계와 대만해협 일대의 평화 및 안정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에 대한 지원 및 내달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준비 등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통화 내용을 공개한 건 최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과 마크롱 대통령이 함께 중국을 방문한 이후 마크롱 대통령의 '대만 거리두기' 발언으로 미국과 EU 간 연대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도 별도 보도자료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필요한 경제·안보 지원을 보장하고, 러시아 크렘린궁이 불법 침공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더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간 통화에서도 양 정상이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5∼7일 방중을 마친 뒤 귀국길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를 사실상 '유럽의 일이 아니다'라고 규정하고, 미국 및 중국 어느 편에도 휩쓸려선 안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후 12일 네덜란드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는 동맹이 곧 "속국"은 아니라며 "동맹이 된다는 것이 우리 스스로 생각할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더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이 여러 차례 주장해온 'EU의 전략적 자율성' 개념의 연장선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길어지고 중러 밀착 가속화로 미국과 EU가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친중 발언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서방에서 나왔다.
27개 회원국이 한목소리를 내야 하는 EU 입장에서는 외교 참사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18일 유럽의회 연설에서 EU-중국 관계를 확고히 재정립하기 위해선 EU 내부의 분열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등 진화에 나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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