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강조 中 요구로 불가능했으나 美 전격 초청할수도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오는 11월 1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주관하는 올해 APEC 정상회의에 대만의 중요성을 고려해 차이잉원 총통을 참석시켜야 한다는 국제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미 공화당 의원 21명은 근래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샌프란시스코 APEC 정상회의에의 차이 총통 초청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서한에는 대만의 경제·문화·기술적 중요성을 고려해 차이 총통이 직접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야 하며, 미국은 '자유로운 대만'을 지원하고 대만과의 관계 강화를 약속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우자오셰 대만 외교부장은 대만의 APEC 참석은 오래된 관행이라고 전제한 뒤, "(차이 총통의 APEC 정상회의 참가 문제에 대해) 관련된 다른 나라들과 협의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대만은 1991년 APEC에 가입하고도 중국의 반대로 대만 총통의 정상회의 참석이 불가능했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수용을 강조하면서 대만 총통의 APEC 정상회의 참석을 차단해왔다. 이 때문에 대만은 총통이 참석자를 지명한 '총통 대표'가 참석해야 했다.
작년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의 장중머우(81) 전 회장이 대만 대표로 참석했다. 정치색이 뚜렷하지 않은 인물로 평가되는 장 전 회장은 총통 대표와 대만 당국 대표로 여러 차례 APEC 정상회의에 모습을 드러내 왔다.
그러나 최근 미국과 중국 간에 정치·외교·안보·경제 등의 이슈로 갈등과 대립이 고조돼온 가운데 미국의 대만 챙기기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차이 총통을 APEC 정상회의에 전격적으로 초청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내년 1월 24일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차이 총통의 APEC 정상회의 참여 여부를 두고 중국의 위협이 부각되면 총통 선거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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