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멕시코의 한 여성 등반가가 북미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피코 데 오리사바' 정상에서 32일간 머무는 도전에 성공했다고 AF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해발고도가 5천636m에 이르는 이 산 꼭대기에서 한 달 넘게 체류한 등반가 페를라 티예리나(31)가 이날 문자 메시지를 통해 곧 하산할 것이라고 밝혀왔다고 전했다.
티예리나는 "이번 등반은 여자들도 '특별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개인적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한 달여간 피코 데 오리사바 정상에서 지내는 자신의 모습과 주변 풍경을 소셜미디어로 공유해 왔다.
이 중에는 눈으로 뒤덮인 산정과 맑은 날 떠오르는 태양, 달빛이 비치는 밤 등 환상적인 풍경과 함께 텐트를 흔드는 강풍 등 그가 겪은 어려움을 보여주는 내용이 포함돼 반향을 불렀다.
티예리나는 "자연과 신, 그리고 나 자신과 함께하는 나날이었다"며 "이곳은 놀랍도록 멋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등산계에선 전통적으로 가장 먼저 혹은 빠르게 정상에 오른 사람이나 새로운 등반 루트를 개척한 이가 대접을 받아왔으며, 티예리나처럼 높은 산 정상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는 시도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AFP 통신은 지적했다.
다만, 스페인 등반가 페르난도 가리도는 1986년 남북미를 통틀어 가장 높은 산인 아르헨티나 아콩카과 정상(해발 6천961m)에서 62일간 머문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세계 최고봉 중 하나인 히말라야 K2봉(8천611m)에 추가적인 산소 공급 없이 오르는 것이 "내 가장 큰 꿈"이라는 티예리나는 올해 중 훈련을 겸해 볼리비아와 페루, 칠레 고산지대에 도전할 계획이다.
앞서 그는 에콰도르에서 8개월간 머물며 준비한 끝에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높은 산으로 알려진 히말라야 산맥 초오유봉(8천201m)에 도전했다가 저산소증으로 실패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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