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 외교장관회의 참석…화해 계기 모색 주목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이 12년 만에 '앙숙' 인도를 방문한다.
뭄타즈 자흐라 발로치 파키스탄 외교부 대변인은 2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외교부 장관이 다음 달 4∼5일 인도 고아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발로치 대변인은 "자르다리 장관은 인도 외교부 장관의 초청에 따라 이번 회의에 참석하게 됐다"며 이번 방문은 SCO 헌장 등에 대한 파키스탄의 책무라고 말했다.
자르다리 장관의 인도 방문이 성사되면 파키스탄 외교부 장관으로서는 2011년 히나 라바니 카르 이후 12년 만에 인도를 찾게 된다. 자르다리 장관은 2007년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아들이다.
다만, 자르다리 장관과 S.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 간의 양자 회담 개최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SCO는 2001년 중국·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다. 중국·러시아 외 인도, 파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8개국이 회원이다.
올해 정상회의는 6∼7월께 인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인도는 이번 정상회의에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초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후 핵무기 개발 경쟁 등을 벌이며 날카롭게 맞서왔다.
특히 두 나라는 분쟁지 카슈미르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여러 차례 전쟁까지 치렀다.
악화 일로를 걷던 양국 관계는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과 2015년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며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이후 다시 냉각됐다.
특히 2019년 2월에는 전면전 위기를 겪는 등 양국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당시 인도령 카슈미르 풀와마 지역에서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인도가 파키스탄 내 '테러리스트 캠프'를 전격 공습, 공중전 등 군사 충돌이 빚어졌다.
이후 양국은 최근 들어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을 조금씩 보이고 있다.
특히 샤리프 총리는 지난 1월 카슈미르 문제 등 해결되지 않은 모든 이슈에 대해 대화하자고 인도에 제안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자르다리 장관의 인도 방문이 양국 화해 모색의 계기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외교 전문가인 카마르 치마는 AFP통신에 "이번 일은 양국 관계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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