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코스닥 열풍·금리 하락에 1분기 실적 '방긋'

입력 2023-04-24 06:03  

증권사들, 코스닥 열풍·금리 하락에 1분기 실적 '방긋'
2차전지·행동주의펀드 돌풍에 거래대금 급증…회사채 강세로 DCM도 회복
"쏠림현상 따른 거래급증 오래 못 가" 지적도…PF 불확실성도 여전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코스닥 강세장과 채권금리 하락 등에 힘입어 실적발표 기간 모처럼 방긋 웃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계는 1조1천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4분기(2천384억원)보다 5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당기순이익 추정치 합계 역시 8천674억원으로 직전 분기(3천741억원)보다 곱절 이상 증가했다.
삼성증권[016360]의 경우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천395억원으로 직전 분기(269억원)의 9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증권[006800] 역시 지난해 4분기 799억원에서 1천915억원으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071050]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천562억원으로 1천400억원대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직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는 한국투자증권의 모회사로, 주력 계열사인 증권의 수익 기여도가 약 80% 수준이다.
이외 실적 컨센서스가 없는 다른 증권사들도 1분기에 전 분기보다 개선된 실적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코스닥시장 중심으로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증권사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부문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7조6천억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35.3% 늘어났다. 특히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9조6천억원)이 유가증권시장(8조원)을 앞섰다.
기본적으로 올해 글로벌 긴축정책 기조가 마무리 국면에 들어섰다는 기대감에 은행에 묶였던 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가운데 3월 주주총회 기간을 앞두고 행동주의펀드 열풍이 불며 주주활동 대상 기업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증가했고, 특히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인공지능(AI) 등 일부 테마주 중심의 쏠림현상도 나타났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개인투자자 중심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 분기보다 20% 안팎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하반기 증권사 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채권 금리가 올해 1분기에는 가파르게 하락(채권 가격은 상승), 채권운용 부문에서 대규모 평가이익이 인식됐다.
기업금융(IB) 부문도 직전분기보다 분위기가 나아졌다.
'연초 효과'로 회사채 발행이 잇따르며 IB부문 채권발행시장(DCM)의 수익이 늘었고, 코스닥시장 강세로 중소형주 중심의 기업공개(IPO)도 활발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지난해 4분기 평가손실·충당금 적립을 반영한 뒤 대형사 대부분 영업을 재개한 상태다.
1분기 실적 개선 기대감 속에 증권주도 연초 대비 크게 올랐다.
다올투자증권[030210](94.7%), 키움증권[039490](29.4%), 한화투자증권[003530](23.2%) 등 증권주 23개 종목의 주가는 연초 대비 전날까지 평균 12.3% 상승했다.
다만 증권 업황이 반등했다고 보기는 시기상조라는 관측도 있다.
박혜진 대신증권[003540] 연구원은 "당국·업계의 유동성 지원으로 대규모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작지만 올해 상반기까지는 PF 관련 잔존 우려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봤으며, 정민기 연구원은 "지난 1분기 나타난 높은 거래대금 수준은 특정 테마의 강세에 기반한 현상이라 지속성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ykb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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