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침공 이틀도 안 돼 첫 유출 시작…600명 채팅그룹에 공유돼"
"피의자 테세이라와 신상 일치하는 디스코드 사용자가 올린 것 확인"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세계적 파문을 일으킨 미국 기밀문건 유출의 피의자 잭 테세이라(21)가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부터 최근까지 관련 기밀자료를 채팅방에 유출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테세이라와 신상이 일치하는 디스코드 사용자가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600명 규모의 채팅그룹에 전쟁 발발 이틀도 안 돼 기밀정보를 올리기 시작한 것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이는 당초 보도된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부터 다수에게 기밀정보가 노출됐음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앞서 보도에서 테세이라는 작년 10월께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 만든 소규모 채팅그룹에 기밀자료를 공유하기 시작했고 온라인에서 해당 자료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1월부터로 알려졌다.
NYT는 그러나 한 디스코드 이용자로부터 이전에 알려지지 않은 더 큰 규모의 채팅그룹에 대한 정보를 얻어 이곳에 올라온 미군 기밀정보와 게시자를 추적했다.
기밀문건은 이전에 테세이라가 썼던 이용자명으로 올라왔다. 이 이용자는 자신이 미 공군 정보부대에서 일한다고 소개했으며 그가 올린 영상과 사진, 생일축하인사를 받은 날짜 등은 테세이라의 가족들의 소셜미디어 게시 내용과 일치했다.
NYT는 그러면서 첫 유출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48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이 이용자는 채팅그룹에 "병력의 3분의 1이 침략에 동원됐다는 펜타곤(미 국방부) 문서를 봤다"고 썼다.
그는 다른 회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려는 바람을 드러내면서 "공개된 정보보다는 좀 더 많이 알고 있다. 미 공군 정보부대에 몸담은 특전"이라고 언급했다.
다른 글에서는 "내 직업은 대부분의 정보국 사람을 넘어서는 특권을 부여해준다"고 과시하기도 했다.
국가안보국(NSA)이나 중앙정보국(CIA) 등 기밀정보 출처를 언급하며 향후 전황을 '암시'하려는 내용의 글도 있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철수하기 이틀 전인 지난해 3월27일에는 관련 자료를 올리면서 "NSA에서 발견했다. 몇 가지 큰 뉴스다. 러시아가 키이우 서쪽에 있는 군대를 계획에 따라 철수하려는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NSA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접속하면 전쟁 관련 최신 정보를 찾을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특히 자신이 일하는 군사기지에서 올린 것으로 보이는 글도 있었다. 한 대화에서 이 이용자는 보안상 접근 제한 구역인 '특수비밀정보시설(SCIF)'로 자신이 들어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밖에 사는 이용자들에게는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면 내가 아는 것을 말해줄 수 있다"고 제안하거나 외국 관련 내용을 살펴볼 때는 영국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 사람들과 일한다고 이야기한 적도 있다고 NYT는 전했다.
이 채팅그룹에서의 기밀 유출은 지난달 중순까지 이어졌다.
이 이용자는 지난달 19일 "업데이트를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지난 1년간 이 사건에 대해 알아보고 여러분과 공유할 수 있어 행복했다"고 적었다.
미군 기밀문건 유출은 그로부터 보름여 뒤인 지난 6일 속속 보도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전 전황부터 동맹국 도청 정황 등 민감한 정보가 대거 유출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적으로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미 당국은 수사에 나섰고 지난 13일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매사추세츠주 방위군 공군 소속인 테세이라를 체포했다.
테세이라 측 변호사는 그가 1년 전부터 기밀을 유출했다는 내용에 대해 답변을 거절했으며 FBI와 법무부 관계자도 답변하지 않았다고 NYT는 덧붙였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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