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토크 "항일기념물 신한촌기념탑, 한러 공동역사 상징"

입력 2023-04-22 14:47  

블라디보스토크 "항일기념물 신한촌기념탑, 한러 공동역사 상징"
셰스타코프 시장 "소유권 이전받으면 다른 기념비처럼 잘 관리할 것"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신한촌 기념탑은 한국과 러시아의 공동역사와 문화, 친선의 상징이다. 깊은 역사가 담겨있는 이곳은 많은 한국인이 찾는 장소라 방치해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22일 콘스탄틴 셰스타코프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시장은 연해주 지역에 있는 우리 대표 항일 기념물인 신한촌 기념탑 관리를 향후 시가 직접 맡기로 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블라디보스토크시, 연해주 한인회 등은 하바롭스카야 거리에 있는 신한촌 기념탑에서 봄맞이 대청소·식목 행사를 진행했다.
신한촌 기념탑은 러시아 극동에서 전개한 항일 독립운동을 기리기 위해 1999년 사단법인 해외한민족연구소가 후원금 3억여 원을 들여 세운 시설이다. 현지 고려인 후손들에겐 그들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다.
하지만 건립된 지 20년이 넘도록 현지 당국에 정식으로 등록되지 않은 시설로 드러난 까닭에 총영사관은 시에 기념탑 소유권을 넘겨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블라디보스토크시도 이러한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셰스타코프 시장은 "1911년에 조성된 신한촌에는 많은 한인이 거주했고 일제강점기에는 이곳에서 항일 독립운동도 일어났다"며 "연해주 정부와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러시아 외무부 대표사무소도 기념탑 관련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국민들과 우호적인 관계를 갖고 있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사이기 때문에 총영사관의 요청이 왔을 때 흔쾌히 동의했다"며 "기념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소유권을 이전받는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면 우리 도시에 있는 모든 기념비와 동상 등처럼 신한촌 기념탑도 잘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셰스타코프 시장은 "코로나19 이전에는 총영사관과 함께 양국 시민들이 교류할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했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 총영사관은 그동안 신한촌 기념탑 관리를 맡아온 고려인 3세 이 지나이다(65)씨에게 감사장도 수여했다.
이씨는 기념탑 건립 후부터 관리를 담당했던 남편 이 베체슬라브 씨가 2019년 지병으로 별세하자 뒤를 이어 이곳을 지켜왔다.
하병규 블라디보스토크 주재 한국총영사는 "블라디보스토크시 관계자와 우리 교민이 함께 모여 친목과 우의를 다지는 행사를 개최한 것을 뜻깊게 생각한다"며 "신한촌 기념탑 관리가 더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시의 관심과 지원을 다시 한번 부탁한다"고 밝혔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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