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피해 종합금융지원센터, 경매 유예·금융지원 38건 상담
은행·카드·상호금융, 대출금리 감면·결제금 청구 유예 등 지원
(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임수정 기자 = 전세 사기 피해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금융당국이 피해자 지원을 위한 대규모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55건을 경매 유예하는 등 신속한 금융 지원에 나섰다.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들도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독려에 전세 사기 피해자를 위해 전세자금 대출 금리 인하, 결제 대금 청구 유예, 법률 지원 서비스 등 각종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 금감원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TF' 구성…신속 지원
2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준수 은행·중소 서민 부원장을 중심으로 총괄·대외업무팀, 경매유예팀 점검팀, 종합금융지원센터 운영팀 등 3개팀으로 구성된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TF'를 설치했다.
이는 이복현 금감원장의 긴급 지시에 따라 금융권의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업무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것이다.
총괄·대외업무팀은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한 금융 지원을 위한 회의를 주관하고 유관 기관 협의 및 정보 공유를 총괄한다.
경매유예 점검팀은 모든 금융권의 전세 피해 관련 경매 및 매각 유예 상황을 점검한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세 사기 피해 주택의 정보를 입수한 뒤 각 업권 협회 및 금융사와 경매 및 매각 현황을 점검하게 된다.
종합금융지원센터 운영팀은 전세 사기 피해자 상담 및 애로 사항을 청취한다. 경매 및 매각 유예 신청 접수 및 금융권 지원 상품 안내도 이뤄진다.
이들 TF는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과 관련한 정보를 관계 부처와 실시간 공유하고, 금융위원회와 국토부 등 관계 부처에서 시행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종합금융지원센터에서 연계해 안내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지난 21일 여의도 본원과 인천지원에 '전세 사기 피해 종합금융지원센터'를 열어 전세 사기 주택 경매·매각 유예 조치와 관련해 신청접수 및 금융 부분 애로 상담을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는데 총 38건을 상담했다.
38건의 상담 가운데 18건이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 관련으로 경매·매각 유예 대상 해당 여부나 진행 경과 및 처리 방향을 문의하는 상담이 6건이었으며, 금융사의 만기 연장 등 대출 채무 조정 및 지원 요건 문의가 12건이었다.
나머지 지역의 전세 사기 피해 상담은 20건으로 경매·매각 유예 문의가 4건, 금융지원 문의가 2건이었다.
앞서 금감원은 각 금융권 협회를 통해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자 거주 주택의 채권 매각·경매가 진행 중인 건에 대해 매각 유예 및 매각 기일 연기 신청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20~21일 경매 기일이 도래한 인천 미추홀구의 했던 59건은 경매 유예를 유도해 유찰된 4건을 제외하고 모두 유예됐다. 유찰된 4건은 모두 영세한 부실채권(NPL) 사업자로 경매 기일을 연기하도록 협조를 협조 중이다.
금감원은 주택 매각 및 경매 상황에 대한 밀착 모니터링에도 돌입한 상태다.
◇ 금융권, 대출 이자 깎아주고 카드 결제금 청구도 미룬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함에 따라 은행과 카드사, 신협, 수협, 새마을금고 등도 이들 피해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규모 금융 지원에 나섰다.
금융 지원 규모는 수조원대에 이른다. 참여 금융사들이 계속 늘고 있어 그 규모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전세 사기 피해자를 대상으로 5천300억원 규모의 주거 안정 금융지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전세자금 대출은 가구당 최대 1억5천만원 한도(보증금 3억원 이내) 내에서 총 2천300억원을 지원한다.
피해자 중 새로운 주택을 구입하는 세대를 대상으로 주택구입자금 대출을 가구당 2억원 한도로 총 1천500억원 규모로 지원하는데, 대출만기는 최장 40년(거치기간 5년)이다.
현재 경매가 진행되거나 진행이 예상되는 주택을 경락받길 원하는 피해자에게는 법원이 정한 감정가액 범위 내에서 경락자금 대출을 최대 2억원 한도로 빌려준다. 지원 규모는 1천500억원으로 정해졌다.
우리은행은 주거 안정 관련 대출을 받는 피해자들에게 최초 1년간 금리를 2% 포인트(p) 감면해준 뒤 이후에도 상품별 최저금리를 적용할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전세, 주택구입 자금을 각 가구당 1억5천만원, 2억원 한도로 빌려주고 전세자금 대출에는 최장 1년, 주택구입자금 대출에는 최장 2년간 2% 포인트 감면 혜택을 준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 15억원을 기부해 소송 및 변호사 보수와 법률 상담 업무를 실비 지원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전세, 주택구입, 경락 자금 대출을 각각 2천억원과 1천500억원, 1천500억원씩 지원하고, 처음 1년간 아예 이자를 전액 받지 않기로 했다. 대출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대 비용도 내준다.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본점 안에 대출 상담 지원반도 운영하기로 했다.
KB국민은행은 피해자들에게 전세·주택구입(오피스텔 포함)·경락 관련 자금을 대출하고 최초 1년간 대출 금리도 2% 포인트 깎아주기로 했다.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 KB국민, NH농협카드 등 카드사는 전세 사기 피해자에 대해 일정 기간 대출 원리금 만기 연장, 상환유예, 분할 상환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피해 고객의 신용카드 결제금도 최대 6개월 청구를 유예한다.
카드사 가운데 국민카드는 전세 사기 피해자 전원을 대상으로 할부 및 리볼빙 수수료를 청구하지 않고, 카드론 및 일반대출의 채무 조정을 통해 분할 상환 및 거치 기간 변경, 수수료율 및 이자율 최대 30% 할인, 피해일 이후 연체로 연 채 등을 시행한다.
신협, 수협, 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은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감면하고 경락자금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수협은 전세 사기 대상 주택에 대한 경·공매와 채권 매각을 중단하고, 이미 진행 중인 경매 건에 대해서는 연기신청을 진행한다.
새마을금고는 전세 사기 피해자가 자사에 전세대출이 있을 경우 전세자금 대출 금리를 3% 포인트 감면하고 경락자금 대출 한도 확대를 검토하기로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 카드사, 상호금융 및 새마을금고 등 금융권에서도 상생 금융 차원에서 피해자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면서 "이런 자율적인 노력이 정부 및 정책금융기관의 지원 노력을 보완해 보다 많은 지원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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