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이어 미국·프랑스·네덜란드도 긴급 철수 작전 개시
요르단·튀르키예·이집트 육로 이용 국민 대피 추진
하르툼 총성 이어져…프랑스·이집트인 부상, 카타르 차량 공격당해
(카이로 서울=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이도연 기자 =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분쟁이 9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사우디에 이어 프랑스와 네덜란드도 자국민 대피를 개시했다고 AFP·로이터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이드 알피트르 휴전'을 사실상 깬 군벌간의 교전이 이어지면서, 각국의 국민 대피 작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프랑스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수단에서 '신속 대피 작전'으로 자국민과 외교관 대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그러면서 유럽과 동맹국 국민도 지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도 이날 다른 나라와 함께 자국민 대피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무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수단에서 국민을 대피시키기 위한 여러 국가의 작전이 수행 중인 가운데 네덜란드는 요르단에 있던 인력으로 이 작전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 국민을 빠르고 안전하게 대피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 외에 요르단도 수단에서 자국민 300명의 철수를 시작했다. 요르단은 하르툼에서 포트 수단까지 육로로 이동한 뒤 선박을 이용하는 루트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수단과 국경을 맞댄 이집트는 현지에 체류 중인 자국민 1만여명에게 국경지대 와디할파 또는 포트 수단의 영사관으로 이동하라고 알렸다.
튀르키예도 육상 작전으로 자국민과 제3국 국민을 대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이 이날까지로 합의한 '이드 알피트르 휴전' 기간에도 교전을 이어가면서, 각국의 대피 작전을 어렵게 하고 있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이날도 하르툼에서는 검은 연기가 치솟고 곳곳에서 총격 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이날 프랑스 국적자들의 차량이 공격당해 1명이 부상했는데, 정부군과 RSF는 상대방을 프랑스인 공격 주체로 지목하며 비난했다.
또 정부군은 RSF가 홍해 항구도시 포트 수단으로 이동하던 카타르 차량을 공격하고 약탈했다고 주장했다. 카타르 정부는 아직 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집트도 자국민 한명이 총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수단에서는 지난 15일부터 정부군과 RSF 간 무력 충돌이 발발해 최소 400여명이 죽고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앞서 미국과 사우디도 각각 수단에서 외교관을 포함해 자국민을 대피시켰다.
미국은 치누크 헬기 등 항공기 6대를 동원해 70명 정도의 자국 및 제3국 외교관 등 약 100명을 에티오피아로 대피시키고 하르툼 주재 대사관을 일시 폐쇄했다.
사우디는 자국민과 외국인 등 157명을 육로를 통해 홍해 포트 수단으로 이동시킨 뒤 배편으로 제다로 철수시켰다.
한국과 영국, 일본 등도 자국민 철수를 위해 군용기를 지부티 등 인근 국가에 대기시키고 있다.
러시아도 아직 자국민을 철수시키진 못했지만, 교전 지역에 있던 국민들을 하르툼의 대사관에 안전히 집결시켰다고 밝혔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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