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냉전 격랑 속 세계 군비지출 '역대최고'…한국 9위

입력 2023-04-24 10:23   수정 2023-04-24 17:39

신냉전 격랑 속 세계 군비지출 '역대최고'…한국 9위
2천900조원…미·중·러 '톱3' 일본 10위·우크라 11위
10년간 20%↑…"우크라전·미중경쟁 따른 긴장 때문"
미국, 아직 중국의 3배…재무장 일본, 1960년 후 최고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안보 우려가 고조된 지구촌에서 군사 장비나 시설에 들인 자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재단(SIPRI)이 24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 세계 군비지출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비 지출액은 전년보다 3.7% 상승한 2조2천400억달러(약 2천900조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이는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2.2%에 해당한다.
SIPRI는 인플레이션이 만연하기 전인 2021년 달러 가치를 기준으로 계산한 수치라면서 인플레이션을 반명하지 않는다면 세계 군비지출 증가폭은 전년 대비 6.5%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세계 군비지출은 2015년 이후 8년간 매년 증가했고 2013년과 비교하면 최근 10년 사이 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IPRI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과 중국의 경쟁에 따른 동아시아의 긴장 고조를 전세계 지출을 늘린 요인으로 지목했다.
난톈 SIPRI 군비 지출 및 무기 생산 프로그램 선임 연구원은 "최근 수년간 전 세계 군비 지출이 계속 증가한다는 것은 우리가 점점 더 불안정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 미중 양강이 압도적 선두권…한국, 일본보다 1단계 높은 9위
지난해 군비 지출 1위 국가는 미국이 8천770억달러(약 1천170조원)로 최고였다.
중국(2천920억달러 추정), 러시아(864억달러 추정), 인도(81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750억달러 추정)가 2∼5위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영국(685억달러), 독일(558억달러), 프랑스(536억달러)가 6∼8위였고 한국은 464억달러로 9위, 일본은 460억달러로 10위였다.
일본은 2021년 9위였다가 이번에 한국과 자리가 바뀌었다. 북한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우크라이나(440억달러)는 2021년 36위였다가 지난해 2월부터 전쟁을 치르면서 11위로 상승했다.
러시아도 2021년 5위였다가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3위로 올라갔다.
한국의 군비 지출은 전년 대비 2.5% 감소, 22년 연속 실질 증가 행진을 마감했다. 군비 지출이 감소한 것은 인플레이션 영향이 크다. 명목 기준으로 한국의 군사 예산은 2021년 대비 2.9% 증가했다.



◇ 러·우크라뿐 아니라…안보위기 탓 유럽전역 지출 급증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지리적으로 가까워 안보 불안을 크게 느끼는 유럽은 군비 지출을 급격히 늘렸다.
지난해 유럽의 군비 지출은 전년보다 13% 증가한 4천800억달러로 냉전이 종식된 198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중·서부 유럽의 군비 지출은 3천450억달러로 전년보다 3.6% 늘었고, 2013년 대비 30% 증가했다. 동유럽의 군비 지출은 1천350억달러로 1년 사이 58% 급증했다.
유럽 국가들은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비 지출을 눈에 띄게 늘렸거나 앞으로 최대 10년간 군비 지출을 증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 지역의 군비 지출은 향후 수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급격하게 군비를 늘린 유럽 국가는 핀란드(36% 증가), 리투아니아(27% 증가), 스웨덴(12% 증가), 폴란드(11% 증가) 등 러시아와 인접한 국가들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군비 지출을 전년보다 9.2% 늘렸다. 그러면서 지난해 러시아는 GDP의 4.1%를 군비에 썼다.
SIPRI는 러시아의 지난해 실제 군비 지출액은 2021년 예산 계획보다 34% 더 많다면서 "러시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비용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우크라이나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전년보다 640% 증가, SIPRI가 데이터를 수집한 이후 한 국가의 연간 군비 지출 증가폭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의 GDP 대비 군비는 2021년 3.2%에서 지난해 34%로 급증했다.

◇ 불안한 동아시아…미국은 중국 3배, 일본은 1960년 이후 최대
세계 1위 군비 지출국인 미국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총 199억달러 규모 재정적 군사 지원을 했다.
이는 냉전 이후 단일 국가가 다른 국가에 제공한 군사 지원 규모 중 최대지만, 미국 총군비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에 불과하다.
미국은 세계 군비 지출의 39%를 차지하며, 2위인 중국의 3배를 군비에 썼다.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총 1조2천320억달러로, 2021년보다 0.9% 증가했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보다 4.2%, 2013년보다 63% 많은 군비를 지출하며 세계 2위 군비 지출국 지위를 유지했다. 중국의 군비 지출은 28년 연속으로 증가했다.
일본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전년보다 5.9% 증가한 460억달러로 세계 10위를 차지했다. 이는 1960년 이후 일본의 최대 군비 지출 규모다.
지난해 자국 GDP 대비 1.1%를 군비에 지출한 일본은 중국, 북한, 러시아의 위협 증가에 대응해 향후 10년간 군사력을 증가하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하는 등 앞으로 군비 지출 규모를 더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샤오량 SIPRI 군비 지출 및 무기 생산 프로그램 연구원은 "일본은 군사 정책에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며 "일본이 전후에 부과했던 군비 지출 및 군사력 제재가 완화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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