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시위 주도한 '저항위원회', 시민 지원 최전선서 활약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로 외국인들의 대피가 이어지는 가운데 현지 풀뿌리 조직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단 풀뿌리 연대 '저항위원회'(resistance committees)는 9일 전 무력 충돌이 발발한 직후부터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시민 수백만 명을 대상으로 보급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저항위원회는 왓츠앱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시민들에게 위험 지역을 경고하는 한편, 생수와 의약품을 전달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운영 중인 몇 안 되는 병원에 임산부를 이송하거나, 필수시설을 복구할 배관공과 전기기사를 찾기 위해 후원금을 조성하기도 한다.
위원회 측은 "모든 일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양측 군벌의) 장군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수단을 피바다로 만들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우리의 활동을 막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 조직은 상황이 악화한 22~23일 주말에는 수도 하르툼을 중심으로 시민 대피 작전에도 협조했다.
떠날 준비를 마친 가족들의 이름과 주소를 수집해 최적의 시점에 이들을 호송대에 태워 보내거나 도보로 탈출시키는 식이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들은 대피 과정에서 준군사조직인 신속지원군(RSF)과 여러 차례 맞닥뜨리기도 했다. RSF는 집주인이 떠난 빈집을 차지하며 이웃들에게 식료품을 제공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출을 도운 위원회 소속 시민은 "우리는 RSF와 소통해야 했고, 그들에게 우리를 떠나게 해달라고 빌어야 했다"며 "시민들은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심각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수단에 남기로 결정한 시민들에게도 위원회는 식료품과 휴대전화 충전, 가스 등을 지원하며 큰 힘이 되고 있다.
위원회는 군벌 충돌 사태 이전에도 10년 가까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왔으며, 민주화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는 군벌 간 갈등에 반발해왔다.
이 밖에 쓰레기 처리와 임시 의료시설 조성, 문화 행사 개최 등 다양한 활동도 전개한 바 있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