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도매가 33%↓…한숨 쉬는 농가 "지원책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방울토마토 소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농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쓴맛 방울토마토'는 전량 폐기됐지만, 그 여파가 아직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대추방울토마토(상품) 도매가격은 ㎏당 5천116원으로 한달 전(7천591원)과 비교해 32.6% 하락했다.
지난달 30일에는 ㎏당 8천998원까지 치솟았는데 이와 비교하면 43.1% 떨어졌다.
지난달만 해도 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유류비와 인건비 등 생산비 증가분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말 이른바 '쓴맛 방울토마토 주의보'가 내려진 뒤 도매가는 급락했다.
정부는 방울토마토를 먹고 식중독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조사에 나섰고, 지난달 30일 그 원인을 발표하면서 "특정 품종(HS2106) 이외의 토마토에는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방울토마토 가격은 하락세를 보였다. ㎏당 9천원에 근접했던 도매가격은 이달 3일 7천110원, 4일 6천660원, 7일 5천852원으로 계속 떨어졌고, 17일에는 5천원 아래인 4천896원을 기록했다.
이달 방울토마토 수확기가 겹치며 공급량이 늘어난 것도 도매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다만 문제가 된 방울토마토 품종이 모두 폐기된 사실이 알려지며 도매가격 하락세는 일단 멈춘 상태다.
농식품부는 지난 13일 해당 품종에서만 쓴맛 성분인 '리코페로사이드C'(토마틴 유사 성분)가 많이 생겼고, 다른 품종에서는 이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해당 품종을 재배하는 20개 농가는 자발적으로 방울토마토를 모두 폐기했다.
그러나 소비 심리가 되살아나지 않는 데다, 공급량까지 계속 늘며 방울토마토 도매가격은 5천원 안팎을 오르내릴 뿐 더 오르지는 않고 있다.
이에 유통업계와 농업현장에서는 농가의 판로 확대를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쓴맛 방울토마토 문제 이후) 방울토마토를 사려는 사람들이 줄었다"며 "우리도 힘들지만, 농가들은 더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논산시에서 방울토마토 농장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 이후 자재 비용과 전기세가 올랐고 유류대 인상으로 농가들이 어려움을 많이 겪었는데, 이런 일까지 겹쳐 한숨만 나온다"고 했다.
그는 "이달 말부터 방울토마토 출하량은 더 늘 텐데, 예전만큼 수요가 많지는 않다"면서 "유통업계에서 판매 행사를 많이 열어주고, 정부에서도 '몸에 좋은 토마토를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고 홍보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남 부여군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B씨 역시 "앞으로 공급량이 더 늘고 참외, 수박 등 대체 품목까지 나와 방울토마토 (출하)가격은 회복되기 어렵다"며 "방울토마토 농가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 대책을 강구해달라"고 요청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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