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수단 군벌 간의 무력 충돌이 주춤했던 사흘간의 '이드 알피트르(라마단 종료를 기념하는 명절) 휴전'(21∼23일)이 종료된 후에도 각국의 필사적인 자국민 또는 외교관 철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서방 국가들과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등 아랍권 국가들이 수단 내 외교관을 포함한 자국민 철수 작전을 마쳤거나 진행 중이다.
또 한국과 일본 등도 수단 인근에 군용 수송기와 병력을 배치해 수단 체류 국민의 국외 철수 준비를 마쳤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날도 군용기를 이용해 700여명을 대피시켰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스위스, 폴란드, 헝가리, 일본 국적자들도 포함됐다.
네덜란드 군용기도 이날 여러 국적의 피란민을 태우고 수단에서 인근 요르단으로 향했다고 네덜란드 외무부가 밝혔다.
전날 하르툼에서 홍해 도시 포트 수단으로 출발한 유엔의 대규모 철수 차량 행렬은 아직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65대의 차량으로 구성된 유엔의 대피 행렬에는 직원과 가족 등 700여명이 함께하고 있다.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간의 충돌이 격화한 서부 다르푸르에서도 외국인과 수단 국민을 인근 차드와 남수단 등으로 대피시키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외교 소식통이 전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 대표는 이날 룩셈부르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복잡했지만, 성공적으로 철수 작전을 진행했다. 지금까지 1천명 이상의 EU 시민이 수단에서 대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시민들을 탈출시킨 프랑스에 특별히 감사한다. 그리고 각국의 시민들을 데리고 나온 많은 국가의 노력에도 감사의 뜻을 표한다"고 덧붙였다.
열흘간의 치열한 무력 충돌로 현재 수도 하르툼의 병원들은 대부분을 문을 닫았고, 전기와 물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이드 휴전 종료 후엔 정부군과 RSF 간 분쟁이 격화해 본격적인 내전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필사적인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탈출 과정에서 공격받은 사례는 카타르 대사관 직원, 프랑스 민간인 등 2건이며, 1명이 총상을 입었다.
meola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