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강경 독립파 이미지 희석하려는 의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의 대선 후보인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 겸 민진당 주석은 중국과 대만이 형제로서 공존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25일 대만 영자지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라이 부총통은 지난 23일 한 연설에서 "대만해협은 대만과 중국이 공존하고 형제로서 함께 발전할 만큼 매우 넓다"고 말했다.
라이 부총통은 또 "대만해협은 대만과 중국에 공간을 제공할 만큼 충분히 넓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 경쟁도 관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라이 부총통의 이런 언급은 '대만 민주화 및 독립운동의 대부'로 불리다 지난 2월 사망한 구광민(辜寬敏)의 추도 집회에서 나왔다.
라이 부총통의 양안(중국과 대만) 관련 발언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지난 7일 미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서 "대만해협의 양안이 서로 제휴할 수 없다는 사실은 매우 분명하다"고 언급한 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타이완뉴스는 전했다.
그러나 대만의 정치 분석가들은 라이 부총통의 양안 관련 발언에 대해 다른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차이 총통의 양안 관계 접근법을 계승하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만의 정치 분석가인 천팡위는 라이 부총통의 양안 관련 발언에 대해 강경한 대만 독립파의 이미지를 희석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라이 부총통을 차이 총통보다 더 강경한 대만 독립파로 여기고 있다.
천팡위는 또한 라이 부총통의 양안 발언에 대해 중국과 대화할 의지가 있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전하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분석했다.
천팡위는 "차이 총통이나 라이 부총통 모두 세계에 '평화를 유지할 책임이 중국에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왜냐하면 대만해협의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것이 중국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라이 부총통은 지난 12일 민진당 중앙집행위원회에서 총통선거 후보로 확정된 뒤 "내년 1월 총통 선거는 전쟁과 평화를 선택하는 것이 아닌 민주주의와 독재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이라면서 "대만은 이미 주권 국가"라고 강조한 바 있다.
라이 부총통은 지지도 조사 결과 제1야당인 국민당 및 민중당의 예비 후보들보다 앞서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민의기금(TPOF)이 최근 대만 성인 남녀 1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라이 부총통은 국민당 후보 및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전 타이베이 시장과의 3자 대결 시 국민당 후보로 누가 나와도 유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jj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