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9개국 "북해 풍력발전 규모 2050년까지 300GW로 확대"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유럽 9개국이 러시아산 가스 의존 완화와 탄소 배출량 감축이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2050년까지 북해상 풍력발전 규모를 대폭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4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7개국과 노르웨이, 영국은 이날 벨기에 오스텐더에서 회담을 열고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해 해상풍력 발전시설 복합용량을 현재 30GW 수준에서 2030년 120GW, 2050년 300GW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네덜란드와 영국은 해상풍력발전소와 연결되는 유럽 최대 국경횡단 전력 케이블을 건설하기로 했고, EU와 노르웨이는 북해 가스전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포획해 저장할 수 있는 시설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계획은 러시아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게 주된 목적이다.
앞서 러시아는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의 제재에 대응한다는 명목으로 유럽 가스 공급을 차단했고, 이후 유럽은 러시아 가스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작년 5월에는 덴마크와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등 4개국이 2050년까지 해상 풍력발전 규모를 150GW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각국 정상들은 이번 계획에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과 비용을 줄이기 위해 장비를 표준화해야 한다는 점을 공통으로 인식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최근 EU 추정치에 따르면 2050년까지 풍력발전 규모를 300GW로 확대하기 위해선 8천억유로(약 1177조9천840억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관련 시설이 유럽에서 생산돼야 하는 것은 물론 유럽에서 일자리가 창출돼야 한다며 "지구 반대편에서 장비를 조달하는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고 짚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북해는 유럽의 발전소(powerhouse)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일부 정상은 작년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건과 북해상 러시아 스파이 선박을 언급하며 해상풍력발전시설 보호를 강화할 필요성도 강조했다.
다만, 유럽 풍력에너지 산업 연합회 윈드유럽(WindEurope)은 이번 계획을 지지하면서도 충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와 인력 부족 문제 등에 우려를 보였다고 AFP는 전했다.
현재 영국은 해상풍력발전소 45곳에서 14GW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규모를 50GW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독일은 8GW, 네덜란드는 2.8GW, 덴마크와 벨기에는 2.3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소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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